[산업] MP3의 아이리버, 음악감상공간 '스트라디움' 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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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플레이어로 한때 세계 시장을 휩쓸었던 아이리버가 음악감상 공간을 연다.

아이리버는 6일 서울 이태원에 음악 문화공간인 '스트라디움'(사진)을 16일 개관한다고 밝혔다. 한때 한국벤처 신화로 꼽혔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위기를 겪어야 했던 아이리버의 새 실험이다. 이태원 리움미술관 인근에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구성된 음악감상 공간을 세운 이유는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아이리버는 전신인 레인콤 시절 MP3 플레이어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세계를 바꿀 제품"이라 극찬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음악감상 기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아이리버의 흥행은 2년 만에 끝이났다. 토종 사모펀드인 '보고펀드'에 매각됐다가 지난해 SK텔레콤에 인수된 아이리버는 '고급음질'이란 본연의 경쟁력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이 제공하지 못하는 '프리미엄 음질'로 설욕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아이리버를 인수한 뒤 우군 역할을 했다. 25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아이리버에 힘을 실어줬다. 아이리버는 고음질 오디오 시스템인 '아스텔앤컨'을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엔 아예 음악감상과 녹음, 소규모 공연이 가능한 음악감상 공간을 열었다. 이름은 세계적 명품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에서 차용했다. 극장을 뜻하는 '오디움'을 여기에 합성해 '좋은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란 뜻을 담았다.

박일환 아이리버 대표는 "음악이 가진 힘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라며 "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재미와 기쁨, 감동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대표적인 문화 공간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라디움의 지하 1층은 음악 감상이 가능한 '청음공간'으로 꾸몄다. 지상 1층은 음악관련 전시와 음악 감상이 동시에 가능한 사운드 갤러리로, 2층과 3층은 전문 음악인들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어쿠스틱을 갖춘 스튜디오로 만들었다. 아이리버는 "녹음 뿐만 아니라 공연과 강연을 위한 장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4층은 루트탑 라운지로 음료와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음악을 심도 있게 들을 수 있는 차별화된 청음 프로그램인 리슨&워치가 준비되어 있으며 뮤직 큐레이터가 상주해 해설을 곁들인 음악 감상 프로그램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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