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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맵] 제주에서 커피 한 잔 할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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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주도에서 가장 뜨거운 관광 명소는 카페다. 제주 여행 매니어라면 단골 카페 두어 개쯤은 가지고 있다. 왜 굳이 제주도까지 가서 커피를 마시냐고, 제주도에서 먹는 커피는 뭐가 다르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 확실히 다르다. 현무암 돌담으로 둘러쳐진 제주 전통 가옥, 60년 된 전분 공장, 영화 세트장에 들어앉은 카페에서 푸른 제주도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잔에는 여유와 운치가 듬뿍 담겨 있다.

제주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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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고기카페 - 바다를 안은 안락한 정원

영화 ‘거짓말’ ‘꽃잎’ ‘너에게 나를 보낸다’ 등을 연출한 장선우 감독이 제주도에 내려와 운영하는 카페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제주 전통 가옥을 카페로 꾸몄다. 깎아지른 절벽 박수기정과 푸른 제주 바다가 보이는 작은 마당이 예쁘다. 건물은 약간만 보수했다. 돌이 투박하게 박힌 담벼락과 내부 서까래 등은 옛것 그대로다. 사람이 많이 드나들어 반들반들해진 나무 바닥도 정겹다. 댕유자차 6500원. 서귀포시 안덕면 난드르로 25-7, 070-8147-0804.

2. 카노푸스 - 현빈과 하지원도 다녀갔어요

중문 관광단지 씨에스호텔앤리조트 내에 있는 카페다. 씨에스호텔은 원래 이곳에 위치한 ‘베릿내 마을’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객실도 카페도 모두 제주 전통 가옥에 들어앉아 있다. 카노푸스 카페는 전망이 특히 훌륭하다. 중문 앞바다가 내려다보이고 카페 앞으로 너른 잔디밭이 있어 어른, 아이 모두 좋아한다. 호텔 투숙객이 아니어도 카페를 이용할 수 있다. 카페 앞에는 드라마 ‘시크릿가든’에 등장한 벤치가 있다. 아메리카노 수제 쿠키 세트 1만원. 서귀포시 중문관광로 198, 064-735-3000.

3. 시인의 집 - 시인의 사랑방

손세실리아(52) 시인이 운영하는 카페로 100년 된 제주 전통 가옥을 개조했다. 2011년 현재 ‘시인의 집’ 건물을 산 손 시인은 바깥채는 카페로 꾸며 커피를 팔고, 안채는 가정집으로 고쳐 자신이 살고 있다. 테라스 자리에서는 바다를, 홀 좌석에서는 책장을 마주한다. 현재 시인은 경기도 일산과 제주를 오가며 생활하기 때문에 카페에 가기 전 문을 열었는지 전화로 꼭 확인해야 한다. 아메리카노 5000원, 와인 1잔 1만원, 피자 2만5000원. 제주시 조천읍 조천 3길 27, 064-784-1002.

4. 제주맑음 - 카페천국 월정리 속 휴식처

제주도에서 카페로 이름난 지역이 구좌읍 월정리 해변이다. 500m 길이의 해변에 카페 30곳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제주맑음’은 월정리 해변에서도 제일 끄트머리에 있다. 지난 3월 문을 열었으며, 다른 카페보다 한적하고 테라스가 넓어 바다를 바라보기에 좋다. 음료 말고 식사 메뉴도 판매한다. 제주산 돼지고기가 들어간 뚝배기 함박스테이크 1만7000원, 수제 햄버거 1만5000원, 한라봉 하나가 통째로 들어가는 한라봉에이드 7500원. 제주시 구좌읍 행원로 1길 32-3, 064-784-0784.

5. 카페공작소 - 커피도 마시고 기념품도 챙겨요

제주와 관련한 핸드 메이드 기념품을 파는 카페다. 카페에서 바로 찻길을 건너면 물빛이 예쁘기로 소문난 세화바다가 펼쳐진다. 바다와 경계하는 둑에 의자와 테이블을 가져다 놓았다. 이곳이 바로 사진 포인트다. 지나가는 사람이든 카페 손님이든 한번쯤 여기에서 사진을 찍고 바다를 구경한다. 카페 안에는 스케치북과 색연필이 있어 카페 방문객이면 누구나 글과 그림을 남길 수 있다. 영귤에이드 6000원.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1446, 070-4548-0752.

6. 바농 - 제주올레 간세 만들어 볼까

제주 이민자가 운영하는 카페 겸 공방이다. ‘바농’은 바늘의 제주어로 2013년에 문을 열었다. 이중섭 거리에 있는 바농에서는 제주올레 캐릭터 간세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 마음에 드는 천과 실 색깔을 골라 직접 바느질해 간세를 만든다. 카페 곳곳에 간세를 전시해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키가 1m 되는 초대형 크기의 간세가 카페에서 반갑게 맞아 준다. 간세 만들기 체험 1인 1만5000원, 유기농 영귤차 6000원. 서귀포시 이중섭로 19, 064-763-7703.

7. 테라로사 - 쇠소깍 제주로 온 굴지의 커피 로스팅 업체

국내를 대표하는 커피 로스팅 업체 테라로사가 직영하는 카페다. 강릉 본사에서 로스팅한 콩을 가져다가 커피를 내린다. 빨간 벽돌 건물도 운치 있지만 카페를 둘러싸고 있는 정원이 멋지다. 온통 감귤 나무다. 정원 곳곳에 비밀스러운 자리도 있다. 카페는 제주 대표 관광지 쇠소깍 근처에 있다. 쇠소깍을 구경하고 난 관광객이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간다. 콜롬비아 마하구알 핸드드립 커피 7500원. 서귀포시 칠십리로 658번길 27-16, 064-738-4478.

8. 카페 닐스 - 빈티지 소품 느낌 있네

카페 닐스는 협재해수욕장 서쪽에 붙은 한적한 마을 금능리에 있다. 카페 닐스는 오래된 제주 가옥을 개조해 만들었는데 언뜻 보면 폐가로 오해할 만큼 건물이 낡았다. 이 빈티지함이 좋아 찾아오는 단골이 많다. 낡은 외관과 달리 속은 아기자기하고 포근하게 꾸몄다. 선반과 난로, 커피를 담아 주는 잔과 접시, 테이블과 소파 등 카페 속 모든 가구와 소품이 서울 홍대 거리에 있는 카페에서 봤음 직한 것들이다. 닐스 블랜드 핸드드립 5000원. 제주시 한림읍 금능길 44, 064-796-1287.

9. 앤트러사이트 한림 - 제주에 진출한 홍대 카페

지금 제주에서 가장 핫한 카페다. 평일 하루 최소 300명이 방문한다고 한다. ‘앤트러사이트’는 전국에 모두 세 곳이 있다. 본점은 서울 합정동에, 분점은 경기도 양주와 제주도 한림에 있다. 한림분점은 1951년 세워진 고구마 전분 공장을 개조한 곳으로, 옛 공장에서 사용했던 기계와 각종 장비가 카페 안에 그대로 남아 있다. 돌이 박힌 건물 벽도 처음 지어질 때 모습 그대로다. 아메리카노 4500원, 한라봉주스 6000원,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564, 064-796-7991.

10. 제주카페 스르륵 - 강정마을 한갓진 카페

강정마을 해안가 도로 끝에 있는 카페 스르륵은 사진을 전시하는 갤러리 카페다.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2층 건물에는 커다란 창이 크게 나 있다. 특히 2층에 올라가면 네모 반듯하게 난 통유리창을 통해 앞바다가 보이는데 마치 커다란 액자 같은 느낌을 준다. 카페에는 오래된 카메라와 주인장이 직접 촬영한 제주 곳곳의 풍경을 담은 사진이 걸려 있다. 13세 이하 어린이 출입을 제한해 실내가 고요하다. 핸드드립 커피 5000원. 서귀포시 말질로 428.

11. 메이비 - 올레꾼 아지트

5년 전 이중섭 거리가 막 조성되기 시작한 때에 문을 열었다. 지금이야 카페와 음식점, 공방이 이중섭 거리에 많이 있지만 5년 전만 하더라도 메이비가 거의 유일한 카페였다. 메이비는 꽃집과 바로 붙어 있어 싱그러운 분위기다. 카페 한쪽 벽에는 제주 관광과 관련된 책, 올레 안내책 등으로 빽빽하게 채워진 책장이 있다. 특히 올레길 7코스가 이 앞을 지나 올레꾼들에게는 아지트로 통하는 고마운 카페다. 카페라떼 4500원. 서귀포시 이중섭로 7, 070-4143-0639.

12. 농업회사법인 제주커피 - 제주도에 커피가 나요

농업회사법인 제주커피 노진이(48) 대표는 2008년부터 제주에서 커피를 재배해 오고 있다. 노 대표가 1년에 생산하는 커피 원두는 약 100㎏. 아직 초기 단계라 수확량이 적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제주산 100% 커피를 마실 수 없다. 대신 하와이·과테말라 등 10개 나라에서 수입한 커피에 제주커피를 20% 섞어 낸다. 이마저도 10월에 열리는 커피 축제 기간에만 판매한다. 평소에는 수입 원두로 내린 커피를 판다. 핸드드립 라떼 6000원. 제주시 일주동로 404-4, 064-721-0055.

13. 구름언덕 카페 - 사진관이야, 카페야

2013년 서울에서 내려온 사진작가 부부가 제주 중산간에 있는 창고를 카페로 개조해 장사하고 있다. 카페 한쪽에는 흑백사진을 현상하는 암실이 있어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굳이 찾아온다. 카페는 스튜디오로도 쓰인다. 가족사진이나 증명사진, 프로필 사진을 촬영한다. 팥빙수에 솜사탕을 얹어 주는 구름빙수가 인기다. 해바라기씨·땅콩·호두·아몬드 등 견과류가 들어 있다. 구름빙수 8000원. 제주시 조천읍 중산간동로 650, 064-782-3177.

14. 다희연 동굴카페 - 녹차 밭 아래 비밀 공간

온누리 약국 창업자 박영순(69) 회장이 만든 유기농 녹차 밭 ‘다희연’ 안에 있는 카페. 박 회장은 2005년 약국 사업을 정리하고 제주도로 내려와 현재 다희연이 위치한 곶자왈 지역(20만㎡)을 사들였다. 땅을 개간하다가 우연히 동굴을 발견했고 2009년 입구를 손봐 카페를 열었다. 다희연은 녹차를 재배할 때 절대 농약을 치지 않는다고 한다. 녹차라떼 6000원, 4월에 수확한 새순녹차 7000원. 제주시 조천읍 선교로 117, 064-782-0005.

2011년 직장을 그만두고 제주로 여행 온 박경희씨는 올레길을 걷던 도중에 아내를 만나 이듬해 3월 결혼했다. 아내와 제주도로 내려오기로 결심하고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종달리에 카페를 냈다. 직접 개발한 당근빙수가 인기다. 어른 팔뚝만 한 씨알 굵은 당근을 겨울 수확철에 대량으로 사놓고 저온 창고에 저장해 1년 내내 사용한다. 당근빙수 9000원, 제주시 구좌읍 종달로 5길 23, 070-8900-6621.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여주인공의 집으로 등장했던 곳을 카페로 바꿔 운영하고 있다. 카페에는 감독과 주연배우의 사인, 영화 스틸컷 등을 전시해 놓았다. 영화를 보았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항상 자리가 가득 찬다. 카페 별관 ‘승민의 작업실’이 특히 인기 있는 자리다. 테이블 2개가 들어갈 정도로 작은 공간인데 영화 OST와 90년대 인기 가요가 잔잔하게 흘러나와 옛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아메리카노 4200원.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해안로 86, 064-764-7894.

글=홍지연 기자 jhong@joongang.co.kr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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