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주승용 새정치연합 최고위원 "혁신위 활동 공식 종료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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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이 당 혁신위원회(위원장 김상곤)에 활동을 공식 종료할 것을 촉구했다.

주 최고위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제 역할이 끝난 혁신위는 당 분열을 조장하지 말고 활동을 공식적으로 종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문재인 대표와 만나 계파 패권정치 청산에 따르는 당의 일체화와 통합이 최고의 혁신이며, 총선과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라는 데 합의하고 최고위원회 복귀를 결심했지만 저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어 “국민과 당원의 신뢰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혁신위가 마지막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그나마 봉합된 당을 또 다시 분란에 빠뜨렸기 때문”이라며 “혁신위의 발표는 그동안 당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전직 대표들에게 무례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당 혁신위는 지난 23일 하급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경우 공천을 배제한다는 내용의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당 대표를 지낸 정세균·이해찬·문희상·김한길·안철수 의원 등은 열세지역 출마를 비롯한 당의 전략적 결정을 따라달라”고 요구하 바 있다.

주 최고위원은 “이미 한번씩 자신이 정치를 시작했던 텃밭을 후배들에게 양보하고, 당이 요구하는 어려운 지역에서 분전하고 있는 분들에게 무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정치도의상 맞지 않다”며 “결과적으로 당이 단합과 혁신으로 나아가야 할 때에 분열의 불씨를 당겨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당과 탈당 인사의 복당을 불허하겠다는 것은 국민과 당원이 요구하는 통합에 반하는 반통합적 발상”이라며 “혁신위 이름으로 국민 앞에서 당을 분열시키고 더 큰 혁신을 막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17일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 의결로 출범한 혁신위는 지난 23일 인적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넉달 간의 활동을 사실상 마무리했지만, 비주류는 “10월 혁신위 백서 제작 등 이런저런 이유로 공식 해산은 하지 않은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음은 주 최고위원이 페이스북에 띄운 글 전문.

민족의 명절 한가위입니다.
모두 행복이 가득한 한가위가 되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저는 여수로 내려가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추석 인사를 드릴 지역주민 여러분께 현재 우리당의 모습을 어떻게 설명 드려야 할지, 무슨 면목으로 이해를 구할 수 있을지 참담한 심정입니다.
저는 지난 2.8 전당대회 때부터 줄곧 우리당의 혁신을 위해 계파 패권정치 청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최근에는 문재인 대표와 만나 계파 패권정치 청산에 따르는 당의 일체화와 통합이 최고의 혁신이며, 총선과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라는데 합의하고 최고위원회 복귀를 결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국민과 당원의 신뢰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혁신위원회가 마지막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그나마 봉합된 당을 또 다시 분란에 빠뜨렸기 때문입니다. 혁신위원회의 발표는 그동안 당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전직 대표들에게 무례한 요구입니다.
이미 한 번씩 자신이 정치를 시작했던 텃밭을 후배들에게 양보하고, 당이 요구하는 어려운 지역에서 분전하고 있는 분들에게 무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정치도의상 맞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당이 단합과 혁신으로 나아가야 할 때에 분열의 불씨를 당겨버렸습니다. 통합하기 위해 함께 해야 할 동지들을 배제하겠다는 패권적 발상에 불과합니다.
저를 포함해 다수의 최고위원들이 문재인 대표의 구기동 자택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도 분명히 반대했는데도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하급심 유죄판결로 공천을 배제하겠다는 것은 헌법이 요구하는 3심제와 ‘무죄 추정의 원칙’까지 무시한 채 정당의 공천권을 당원과 국민이 아닌 정치검찰에게 맡기겠다는 ‘반정치의 정치’입니다.
신당과 탈당 인사의 복당을 불허하겠다는 것은 국민과 당원이 요구하는 통합에 반하는 반통합적 발상입니다.
혁신의 이름으로 패권정치를 강화하고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야말로 ‘반혁신’입니다.
이제 역할이 끝난 혁신위원회는 더 이상 당내 분란을 조장하지 말고 활동을 공식적으로 종료해야 합니다.
여전히 혁신위원회의 이름으로 국민 앞에서 당을 분열시키고, 더 큰 혁신을 막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합니다.
당이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당내의 분열과 불신의 골이 점점 깊어져 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우리당이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더 큰 혁신’과 ‘더 큰 통합’에 나서야 합니다. 혁신과 통합의 길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입니다.
2015년 9월 25일(금)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주승용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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