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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지원 의원 "공천 없으면 '민천'이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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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하급심에서 유죄 선고자에 대한 공천 배제’ 원칙과 ‘전직 당 대표의 열세지역 출마 요구’ 등을 담은 당 혁신위원회 제안을 ‘총기난사 사건’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저축은행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상태다.

박 의원은 25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총기난사 사건은 미국에서만 자꾸 일어나는 걸로 알았는데 우리 새정치연합 혁신위에서도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다”며 “도대체 전 대표, 모든 중진들한테 무차별하게 총기를 난사하고 가버리면 당을 어떻게 수습할 수 있고, 선거는 누가 치르며 누가 출마하느냐”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마치 패배를 위해서 혁신한 것처럼 그렇게 느껴졌다”고 혁신안을 비판했다.

그는 “선거는 정무적 판단으로 당이 이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조국 혁신위원(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주장에 대해 “박지원(재판)이 문재인 대표가 말씀을 했듯이 잘못된 재판이고 잘못된 검찰의 보복에 대해서 받은 건데 왜 그걸 정치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한 잣대로 법무적으로 생각하느냐”고 맞받았다. “만약 새정치연합이 집권을 하면 억울한 국민 만들어가겠다는 신호탄처럼 말씀하시는 거 아니냐”고도 했다

박 의원은 또 “선거는 이기기 위해 하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혁신을 하자고 했는데, 문재인·안철수·정세균·김한길·이해찬 모두 중진들한테 총을 쐈지 않은가. 심지어 이종걸·박영선 같은 분, 또 586(19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50대 정치인)들을 어디로 보내자, 이렇게 얘기를 하다가 서로 지금 물밑으로 가라앉은 것 같은데 왜 그런 일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결국 이렇게 분탕질을 해놓고 물러가면 그분들(전직 대표와 중진 정치인)은 국민의 지지를 먹고 사는 정치인들인데, 총맞은 사람들을 유권자들이 인정을 해주겠느냐”고 되물었다.

박 의원은 내년 총선 출마 계획과 관련해 “저는 당당히 출마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에서 공천을 해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진행자 물음에 “공천 없으면 ‘민천’이 있다. 국민이 공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이 공천을 안 준다면 지역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독자 행동, 즉 무소속이나 신당 등으로 출마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냐”고 묻자 “만약 당에서 그렇게 한다고 하면 그 길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해 탈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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