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와 다툰 뒤 수류탄 가지고 사라진 퇴역 군인

중앙일보

입력

 
전처와 다툰 뒤 수류탄을 가지고 행방을 감췄던 50대 퇴역 군인이 등산객의 신고로 경찰에 검거됐다.
강원도 철원경찰서는 23일 오전 7시쯤 수류탄 1발을 소지한 채 행적을 감춘 이모(50)씨를 철원군 서면 와수리 깃대봉 정상 인근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등산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씨와 전처 B씨가 함께 살던 집 인근인 깃대봉 정상 주변을 수색한 끝에 이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자살하겠다"며 수류탄 안전핀을 뽑고 경찰과 대치한 이씨를 20여 분간 설득해 신병을 확보하고, 수류탄을 건네받았다. 확인 결과 이씨가 가지고 있던 수류탄은 불발탄이었다.
이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전처와 다투던 중에 화가나 수류탄을 가지고 갔다”라고 진술했다. 수류탄에 대해서는 “민통선 인근에서 버섯을 캐다가 발견한 것으로 신고하려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의 전처 B씨의 집에서 녹슨 수류탄 8개를 발견하고 군 당국에 수류탄을 인계했다. 수류탄은 M26으로 1970년대까지 미군에서 사용하던 것이다. 경찰은 이씨의 위치를 신고한 등산객에게 감사장와 함께 신고 포상금 3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부사관으로 군에 재직하다 2009년 전역한 이씨는 지난 22일 오후 1시 20분쯤 서면 와수리 전처 B씨의 집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수류탄 1발을 가지고 종적을 감췄다. 전처 B씨는 사촌 오빠에게 ‘경찰에 신고 좀 해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경찰은 이씨를 긴급 수배했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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