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라이스 "미국 중국, 북한 핵보유국 인정 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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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1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은 북한을 결코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스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의 조지워싱턴대학에서 한 미ㆍ중 관계 강연에서 “이번주 미ㆍ중 정상회담은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과 경제적으로 발전하는 것 중에서 선택의 폭을 좁힐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미ㆍ중 정상이 오는 25일 정상회담에서 핵 개발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북한의 병진 노선에 대해 사실상 포기를 종용하는 양국의 공동 메시지를 도출하겠다는 예고로 해석된다. 라이스 보좌관은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촉구하는데서 똑같이 단합돼 있다”며 “양국은 지역 안정과 각국의 국가 안보 이익을 위협하는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개발 노력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북핵에 대해선 미ㆍ중 단일 대오를 밝혔지만 최근 양국 관계에서 긴장을 높이고 있는 중국의 인공섬 건설과 해킹 의혹 등에 대해선 정상회담에서 단호한 입장을 밝힐 것임을 분명히 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사이버 스파이 행위는 우리의 오랜 경제적 협력을 저해하고 있으며 이는 중단되야 한다”고 단언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이는 미ㆍ중 양자 관계에서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고 향후 양국의 연대를 결정하는데서 핵심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음을 거론하며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항해하고 비행하며 작전에 나설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는 중국이 건설 중인 인공 섬 인근 해역과 공중에 필요할 경우 미군 함정과 항공기를 접근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라이스 보좌관은 “우리의 우려를 전하며 압박하는데서 소극적이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라이스 보좌관의 이날 강연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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