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상 첫 흑인 여우주연상 나왔다 … ‘하우 투 겟 … ’ 비올라 데이비스 영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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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TV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처음으로 흑인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나왔다.

67년 역사 미국 ‘TV 아카데미상’
‘왕좌의 게임’ 12개 부문 휩쓸어

할리우드 배우 비올라 데이비스(50·사진)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극장에서 열린 제67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드라마 ‘하우 투 겟 어웨이 위드 머더(How To Get Away With Murder)’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이 드라마에서 비올라 데이비스는 매력적인 외모에 지성까지 겸비한 법학과 교수 ‘키팅’을 연기했다. 이로써 그는 67년 에미상 역사상 최초로 흑인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됐다.

 비올라 데이비스는 수상 소감으로 ‘내 마음속에는 하나의 선이 있다. 그리고 그 선 너머에는 푸른 초원과 아름다운 꽃들, 그리고 아름다운 백인 여성들이 팔 벌려 나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선을 넘을 수가 없다’라는 흑인 시민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의 말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유색 인종을 다르게 만드는 건 기회다. 내게 드라마 출연 기회가 없었다면 에미상을 탈 기회도 없었을 것”이라며 “해리엇 터브먼이 말한 ‘선’을 넘게 해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드라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에 출연한 미국 흑인 여배우인 우조 압두바와 드라마 ‘아메리칸 크라임’에서 열연한 흑인 여배우 레지나 킹 등도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시상식 사회를 맡은 미국 코미디언 앤디 샘버그는 “인종주의는 끝났다. 할리우드가 마침내 해냈다”며 소회를 밝혔다. 한편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은 이날 최우수 드라마 시리즈, 남우조연상, 최우수 각본상 등 12개 부문에서 상을 휩쓸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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