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따뜻한 가슴 하나, 둘, 셋 … 쑥쑥 자라는 ‘나눔 나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1면

◆시선집중(施善集中)=‘옳게 여기는 것을 베푼다’는 의미의 ‘시선(施善)’과 ‘한 가지 일에 모든 힘을 쏟아붓다’라는 의미의 ‘집중(集中)’이 만났다. 이윤 창출은 물론 나눔을 실천하면서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기업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지난 2011년 12월.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책임대표사원은 인천에 위치한 시각장애인학교 ‘인천혜광학교’에 강의를 나갔다가 하염없이 울고 온 기억이 있다. 시력을 완전히 상실해 평생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우들을 만난 뒤다. 그는 ‘의안’ 수술을 통해 시각장애우들에게 새로운 삶을 찾아주겠다고 결심했다. 현재 시각장애우 34명이 삼구아이앤씨의 ‘마주보기’ 후원을 통해 광명을 찾았다. 삼구아이앤씨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한길안과병원·우리들병원 등 병원 및 협회 MOU를 통해 의안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삼구아이앤씨는 지역사회와의 다양한 교류를 통한 상생의 발전적 관계 정립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1년부터 충남 보령의 무창포 어촌계와 결연을 맺고 지속적으로 물품 지원, 축제 홍보, 수산물 구매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증 장애인 체육대회, 영화 관람, 식사 보조, 말벗 봉사와 기타 정기후원도 꾸준히 하고 있다.

삼구아이앤씨는 청소대행업체로 직원 수 1만7000여 명에 연매출 규모 5000억원을 올리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최근 중견기업의 국민경제 기여도가 눈길을 끌면서 이들의 사회공헌활동(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중견기업연합회의 ‘2014년 중견기업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견기업 수는 2013년 말 기준 3846개로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2%다. 하지만 2012년 3436개에서 11.9%(410개)의 증가율을 보이며 우리 경제의 중심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견기업의 수출·고용·매출 등 국민경제 기여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견기업의 수출 및 고용은 수출이 전체의 15.7%, 고용이 전체의 9.7%를 달성해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눈에 띄는 점은 2014년 중견기업 현황 조사 결과 응답기업의 중소·중견기업의 52.4%가 사회공헌활동(CSR)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중견기업은 CSR 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균지출금액은 1억5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중견기업의 54.1%, 중견기업 진입이 예상되는 중소기업(이하 중소기업)의 41.6%가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했다. 평균지출금액은 중견기업이 1억6000만원, 중소기업이 6000만원이다. 중견기업은 중소기업의 2.5배 가량 많은 금액을 지출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59.2%, 비제조업의 45.7%가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중에서는 식·음료품 제조업(62.7%), 비제조업 중에는 출판·통신·정보서비스업(51.3%)의 사회공헌활동 수행 비중이 높다.

매출액 1000억원 미만 기업은 36.7%가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했고, 매출액 1조원 이상 기업은 84.0%가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했다. 매출액 규모가 클수록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 진입기간이 오래될수록 사회공헌활동 수행비율은 높게 나타났다.

응답기업이 수행한 사회공헌활동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활동은 ‘기부·협찬 활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자원봉사활동’이 20.2%, ‘공익사업활동’이 8.9%로 나타났다.

매출액 규모가 크고 종사자가 많은 기업일수록 ‘기부·협찬 활동’보다 ‘공익사업’ 및 ‘자원봉사활동’을 수행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업력 7년 미만의 기업은 사회공헌활동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업력이 50년 이상 된 기업은 ‘기부·협찬 활동’을 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삼구아이앤씨의 중증장애인 체육대회 모습(위 )과 한국콜마의 노인회관 청소봉사 모습. [사진 각 업체]

중견기업으로 진입한 지 4~9년차 기업 중 10% 이상이 사회공헌활동으로 ‘공익사업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입 4년차 이상 기업 중 20% 이상은 ‘자원봉사활동’을 수행했다.

중소기업연구원 김재현 선임연구원은 “중소기업이 수행한 사회공헌활동의 87.8%가 ‘기부·협찬 활동’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중견기업 진입기간이 길어질수록 다양한 방식의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견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사회적 책임 수행이라는 순수한 동기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2014년 중견·중소기업 사회공헌백서’에서는 “열악한 경제상황 가운데에도 이들의 사회공헌활동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사회공헌활동의 동기는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78.8%로 가장 크게 나타나 사회공헌활동의 순수성이 높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미션과 철학을 사회공헌활동에 담아내려는 노력이 증가하고 있어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사회공헌활동의 전담부서를 신설한 중견·중소기업이 늘어나고 있으나 여전히 전담부서·인력 체계를 갖추지 못한 기업이 많아 사회공헌활동에 CEO의 개인적 의지가 많이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중견기업의 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 확산은 중소기업들의 참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소수 대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넘어 이러한 중소·중견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확산은 국내의 사회공헌활동을 기반으로 한 경영 확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bae.eunn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