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묵은 ‘KFC 할아버지 저주’… 한신, 올해는 풀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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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도톤보리강에 빠졌던 커넬 샌더스 동상이 24년 만에 발견됐지만 한신을 향한 저주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중앙포토]

한신에는 유명한 ‘커넬 샌더스의 저주’가 있다. 샌더스는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의 창립자다. 전 세계 KFC 매장 앞에 있는 안경 낀 할아버지 인형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한신이 우승을 하거나 좋은 성적을 거두면 극성맞은 한신 팬들은 오사카 도톤보리강 에비스 다리에 뛰어든다. 한신이 창단 이후 처음으로 1985년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자 흥분한 일부 팬은 강에 뛰어드는 것으로도 모자라 KFC 매장에서 샌더스 동상을 가져와 강에 던졌다. 타율·홈런·타점 3관왕을 차지하며 우승의 주역이 된 외국인 타자 랜디 바스(미국)와 샌더스의 외모가 닮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샌더스 동상이 강 아래로 사라진 뒤 한신은 한 번도 일본시리즈 정상에 서지 못했다. 그때부터 ‘샌더스의 저주’란 말이 나왔다.

 샌더스 동상은 2009년 강 바닥을 청소하던 중 발견됐다. 동상은 깔끔하게 복구돼 한신의 홈인 고시엔구장 내 구단역사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고시엔구장에서 만난 한신 팬 가와무라(44)는 “저주란 말이 나온 건 성적이 나지 않은 것에 대한 핑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샌더스의 저주는 풀리지 않았다. 지난해 한신은 일본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이대호의 소속팀인 소프트뱅크에 졌다. 한신 구단은 창립 80주년을 맞은 올해 저주를 풀고 우승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사카=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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