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장난감 손가락 물고 빠는 어린이들, 몸 속에 중금속 쌓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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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체내 환경오염물질 농도 (자료: 환경부)

 
3세 이상 어린이들의 몸 속에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 농도가 청소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최근 3년간(2012~2014) 전국 3~18세 어린이와 청소년 2400명을 대상으로 한 체내 환경오염물질 조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몸 속의 환경오염물질 농도는 나이가 어릴수록 높았다. 혈중 납 농도는 영유아가 1.34㎍/dL이었고, 초등생(1.26㎍/dL), 중고생(1.11㎍/dL)이 뒤를 이었다.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물질인 비스페놀-A의 경우도 영유아(2.33㎍/L), 초등생(1.5㎍/L), 중고생(1.31㎍/L) 순으로 조사됐다. 영유아 요중 카드뮴(0.39㎍/L) 수치도 중고생의 1.5배 이상이었다. 과학원은 “손가락이나 장난감을 빨고 먼지가 많은 바닥에서 노는 영유아의 행동특성상 유해물질 노출빈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몸 속에 쌓이면 잘 빠져 나가지 않는 수은의 경우는 청소년에게서 더 높게 나왔다.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의 어린이나 청소년과 비교했을 때 납의 농도는 1.5배 가량 높았다. 수은과 카드뮴은 많게는 6배, 5배에 달했다. 독일과 미국의 권고치를 초과해 실제 건강에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되는 경우는 수은 1명, 카드뮴 9명, 납 3명 등이었다. 과학원은 “미량이더라도 영유아기에 환경오염물질에 노출되면 성인기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친화경 보육환경을 마련하는 등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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