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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쇼호스트는 '아이돌급 인기'… 750㎞ 달려 시험 봤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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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방배동 CJ오쇼핑 본사에서 태국인 쇼호스트 매기가 제품 소개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 CJ오쇼핑]

“한국에도 대형 오디션으로 스타가 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저도 한국 홈쇼핑을 바탕으로 태국의 스타가 되겠습니다.”

지난 3일 기자와 만난 태국인 쇼호스트 매기(30ㆍ본명 파드차야 파햐트)는 눈을 반짝이며 스타가 되겠다는 열망을 뽐냈다. 태국의 쇼호스트 오디션 ‘더 쇼호스트’ 우승자인 매기는 CJ오쇼핑과 태국 최대 엔터테인먼트그룹인 GMM그래미가 합작투자한 GCJ오쇼핑에서 일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점유율 30%로 현지 1위 업체다. 최근 방한한 매기는 GCJ오쇼핑의 PD, 상품기획자(MD), 기술감독 등 32명과 함께 서울 방배동 CJ오쇼핑에서 방송제작 실무를 익혔다.

매기는 태국 동남부 찬타부리에 있는 람바이바니라자파트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졸업 이후 방콕 인근의 촌부리 지역방송 CCN에서 MC나 음악 DJ 등으로 활동했다. 그가 쇼호스트를 꿈꾸게 된 것은 올해 4~6월 GCJ오쇼핑이 태국 전역에서 진행한 대국민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쇼호스트’를 통해서다. ‘슈퍼스타K’와 같은 포맷으로 태국 4대 도시(방콕ㆍ핫야이ㆍ콘캔ㆍ치앙마이)에서 총 800명이 지원했다. 태국에서는 홈쇼핑이 국내와 달리 오락적 요소가 강해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예능프로그램으로 간주된다. 박희경 CJ오쇼핑 과장은 “GCJ의 쇼호스트 20명 모두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매기는 “서바이벌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뒤늦게 알아 2월에 진행된 방콕 지역 예선에는 참가를 하지 못했다”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 대신 3월에 치러진 치앙마이에서 예선을 봤다. 집에서 750㎞ 떨어진 곳으로 장장 10시간 가까이 버스를 탔다. 하지만 방송 경력과 재능 등을 인정받아 14명이 통과한 본선에 진출했다. 이후 남부 휴양지 파타야에서 3박4일간 쇼호스트 기본 교육을 받고 방콕에서 2개월간 서바이벌을 치렀다. 매기는 “제품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 역량부터 돌발 상황에서 방송 능력을 평가하는 순발력까지 다양한 시험을 봤다”고 말했다.

결국 2개월의 경쟁 끝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매기는 상금 30만 바트(약 1000만원)를 받고 GCJ오쇼핑에 입사했다. 그의 오디션 과정은 현지 GMM그래미 TV를 통해 주1회 태국 전역에 방영되고 있다.

태국에서 방영된 한국 드라마 ‘선덕여왕’을 좋아한다는 매기는 “단순히 물건을 소개하고 방송하는 사람에 그치지 않고, 한국 제품 등 양질의 상품을 직접 경험하고 그 경험을 소비자와 공유하는 쇼호스트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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