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 홀게이트 미 NSC 수석국장, “감염병 안보, 미국선 테러만큼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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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미국 정부는 지난해 에볼라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보건 체계의 허점을 아직도 되짚어보고 있다. 감염병 대응 기준을 변경하는 검토도 포함돼 있다.”

 로라 홀게이트(50·사진) 미국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 수석국장은 8일 이렇게 말했다. 감염병 재발을 막기 위해선 철저한 복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7~9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고위급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미국에서 대량살상무기와 테러의 대비책을 만드는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홀게이트 국장은 “미국은 테러 못지 않게 감염병을 안보의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 등 새로운 위협 요소들을 퇴치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병의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안보적으로 접근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생물 무기를 사용하는 북한의 테러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보건 체계가 잘 갖춰져 있으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연적인 감염병 발생이든 고의적인 테러든 관계없이 최상의 대처 방식은 보건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 사회를 뒤흔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대한 조언도 했다. “한국에서 2차 감염이 주로 발생한 건 의료진이 위험에 직접 노출됐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에서 에볼라 환자가 나왔을 때는 의료 인력 보호를 환자 치료만큼이나 중시했다. 그 결과로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이는 세계 모든 나라에 적용되는 감염병 해결 공식이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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