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는 바이오, 가는 길은 다른 삼성-SK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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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순위 1위와 3위, 삼성과 SK가 바이오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추진 전략은 상반된 모습이다.

삼성은 바이오시밀러에, SK는 바이오신약 개발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삼성은 나스닥 상장을, SK는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新삼성물산, 바이오시밀러에 역량 집중

지난 1일 통합 삼성물산으로 새로 출범한 삼성은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바이오시밀러를 선정한 바 있다.

삼성물산의 자회사 격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각각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위탁생산을 맡는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지만, 전망이 나쁘진 않다. 우선 이달 중에는 류마티스 관절염 바이오의약품인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SB4’가 판매허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SB2와 SB5, SB9이 출격 대기 중이다.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SB2는 지난 3월 유럽의약품청(EMA)에 허가를 신청했고, 휴미라의 시밀러 SB5는 임상 3상 시험을 마친 상태다. MSD와 공동 개발 중인 당뇨병 치료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SB9은 올해 안에 유럽 허가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삼성은 오는 2020년 바이오 분야 매출 2조원과 영업이익 7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분류되지만 다양한 시밀러를 동시다발적으로 개발, 시장을 압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바이오신약 개발회사인 바이오에피스는 내년 3월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상장을 통해 10억 달러를 유치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신약개발 ‘고위험 고수익’ 감수하는 SK

SK는 이보다 앞서 바이오 분야의 잠재력을 내다봤다. 지난 2011년 SK의 자회사로 SK바이오팜을 설립했다.

다만 지금까지의 성과는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법인 설립 이후 연간 300억~4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아직 시판에 들어간 신약은 없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신약개발 성과가 없다는 점을 꼬집어 임상단계까지만 SK의 품에 있다가, 사업이 본격화되면 기존 제약 계열사인 SK케미칼로 넘어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SK그룹이 SK C&C와 SK의 합병을 준비하면서 기업가치 향상 전략의 하나로 SK바이오팜을 내세우면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SK 측은 오는 2018년까지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인수·합병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바이오팜은 지금까지 급성발작 및 수면장애 관련 신약 기술을 미국 어코다(Acorda Therapeut)와 재즈(Jazz Pharmaceuticals)에 각각 수출했다.

두 제약사는 해당 질병 관련 치료제 판매를 통해 지난해 각각 3억7300만달러, 7억74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SK바이오팜은 임상시험 단계별 기술료와 신약 시판 이후 로열티 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뇌전증 관련 신약은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판매까지 독자적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오는 2018년이면 시판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의 IPO 시점과 맞아 떨어진다.

다만 신약 개발이 완료된 후 시판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과 시판되더라도 확실한 성공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점은 리스크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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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kim.jingu@jon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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