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안 해왔다고 15명 80대씩 때린 대구 고교 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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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숙제를 해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생 15명에게 1인당 80대씩 때리는 체벌을 가해 대구시교육청이 감사에 나섰다. 6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시30분쯤 대구의 한 사립고 교사 A씨(35)가 수업 도중 교과서를 읽어오라는 숙제를 해오지 않았다며 2학년 학생 15명의 허벅지와 엉덩이 등을 때렸다. 체벌 도구는 팔로 굽혔다 폈다 하는 운동기구인 길이 30㎝짜리 ‘플렉스바’였다. 학생들은 80대씩 맞았다고 주장한 반면 A교사는 50여 대씩 때렸다고 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맞은 부위에 피멍이 들었고 일부 학생은 학교 보건실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다음 날 학생들에게 체벌 사실을 전해 들은 담임선생님은 곧바로 학교 측에 이를 보고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상황을 좀 더 파악한다며 교육청 보고를 이틀이나 늦췄다.

 조사 결과 A교사는 이전에도 지각하거나 떠드는 학생의 손바닥을 막대기로 때려 학교 측로부터 지적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교사는 대구의 또 다른 사립고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다 2013년 3월 이 학교에 정규 교사로 채용됐다. 대구시교육청은 6일 이 학교에 감사팀을 파견해 자세한 체벌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학교 측이 ‘교내 폭력이 발생할 경우 24시간 안에 시교육청에 보고해야 한다’는 지침을 어기고 이틀이나 지나 보고한 점도 감사 대상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감사 결과에 따라 해당 교사는 물론 관리자에게도 책임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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