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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된 삶의 에너지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43호 20면

The Road is Long(2015), 200x100cm

CIK00004(2003), 240x126cm

CIK00025(2003), 240x126cm

Untitled(2014-2015), 244x122cm

김창일(64) 아라리오 회장의 얼굴은 셋이다. 하나는 충남 천안 시외버스 터미널과 신세계백화점 충청점을 운영하는 사업가, 두 번째는 1978년부터 시작한 미술 컬렉터, 그리고 마지막은 2003년부터 2년 마다 개인전을 여는 현대미술 작가다. 작가로서의 이름은 ‘씨킴’(Ci Kim). 영문 이니셜이지만 ‘김씨를 보라’는 의미도 있고, 그냥 ‘김씨’라는 뜻이기도 하다.


세 가지 일을 거의 동시에 해내는 괴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 이유를 불쑥 이렇게 말했다. “제가 자폐가 있어요. 단체행동을 거의 못했죠. 어떤 생각이 들면 끝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곤 했어요.” 그에게 작품 활동은 그렇게 내면의 에너지를 분출해내는 과정의 하나다.


이번 여덟 번째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의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야외에 쌓은 철판과 합판 위에 벽돌을 올려놓고 햇살과 비바람,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내는 ‘무제’ 시리즈, 바다에 떠있는 스티로폼이나 제주 화강암, 명품 브랜드 쇼핑백처럼 보이지만 만져보면 청동인 브론즈 제품들, 낡은 냉장고에 다리와 코를 붙여 마치 사람처럼 보이게 한 ‘Man’ 시리즈 등이다.


천안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사진 아라리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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