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여행수지 7년 만에 최대 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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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7월 여행수지가 7년 만에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급감한 탓이다. 경상수지는 100억 달러를 넘는 흑자를 보였다. 41개월 연속 흑자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7월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7월 여행수지는 14억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7월(16억5000만 달러 적자) 이후 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여행수지 적자는 올 5월에 4억 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6월에 메르스가 발병하면서 10억4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고 7월에는 적자 폭이 더 커졌다.

 박승환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7월 외국인 입국자 수가 63만명으로 지난해 7월(135만5000명)과 비교해 50% 넘게 줄었다”며 “여행 계획을 한번 취소하면 다시 계획을 잡는데 시간이 걸리는 경향을 감안하면 8월 이후에도 입국자 수 감소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7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01억1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흑자 폭은 6월(121억000천만 달러)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7월(78억8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22억3000만 달러(28.3%) 늘었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3월부터 41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7월 수출은 48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373억5000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20.6% 줄어 수출보다 감소폭이 컸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줄어든 데 따른 ‘불황형 흑자’의 모습이다.

 박승환 부장은 “향후 경상수지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 등으로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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