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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치매마을 닮은 '알츠존'…치매 해법?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노인성 치매에 대한 사회·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네덜란드의 치매마을을 본 딴 ‘알츠존’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급속한 고령화와 더불어 치매는 사회·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앙대 장숙랑 교수(간호학과)가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에 기고한 보고서에 따르면 치매 환자수는 2030년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에는 2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한 의료비도 상당하다.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료비는 19조8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치매로 인한 직·간접적인 질환으로 인한 의료비는 25.6%인 5조688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암이나 고혈압·당뇨와 비교해 의료적으로 관심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아직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았을 뿐더러 가족간병이나 요양원 입소가 치료의 전부인 상황이다.

네덜란드 치매마을 ‘호그벡’

▲ 네덜란드의 치매마을 '호그벡'. 치매환자들이 일상생활을 누리고 있다. <사진=연세대 유럽사회문화연구소>

이러한 가운데 네덜란드가 운영 중인 치매마을 ‘호그벡(Hogeweyk)’은 치매관리에 대한 새로운 방식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운영 중인 호그벡 마을은 진행 단계의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일종의 특별 요양원이다.

현재 152명의 입주자가 1만5000㎡(4537평)크기의 마을에서 공동으로 생활하고 있다.

호그벡 마을은 네덜란드의 평범한 마을과 같다. 극장과 커피숍은 물론, 슈퍼마켓, 음식점, 공원, 복지관, 미용실 등이 있다.

입주자들은 흰 가운이나 특별 감시 대신 평범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다. 농장에서 채소밭을 가꿀 수도 있고, 교회에서 예배를 볼 수도 있다. 다른 입주자들과 공방에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다.

보조간병인을 비롯한 직원의 개입은 최소화한다. 시설에서 입주자들이 길을 잃거나 혼란을 느낄 경우에만 개입하는 것이다. 입주자의 요구에 따라 산책을 하거나 장을 볼 때 간병인을 동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치매환자들이 사회 속에서 개인 단위로 격리당하면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근심, 분노, 공포, 우울증 등을 덜 수 있다. 이같은 증상은 치매가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환경적 요인에 의해 증폭되기도 한다.

마을을 운영 중인 비비움(Vivium) 그룹은 “치매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다른 입주자와 다양한 활동을 하며 친근감을 느끼고, 이를 통해 혼란과 공포, 분노 등을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알츠존’ 치매관리의 대안될까

네덜란드 사례와 마찬가지로 세계 각국은 치매 관리를 개인 단위에서 그룹 단위로 확장해나가는 추세다.

프랑스 역시 호그벡 마을을 벤치마킹해, 파리 외곽 랑드(Landes) 지역에 알츠하이머 마을을 만들고 있다. 이 마을은 2017년 문을 열 계획이다.

독일은 인구 2만명 단위의 주거지역마다 장기요양센터를 설립, 운영할 예정이다. 영국 역시 ‘알츠하이머 카페’를 설치, 치매환자와 가족,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사회적 교류를 나눌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대만은 ‘지혜학교’란 이름으로 음악요법, 인지 트레이닝, 기억요법, 동화미술수업, 운동 등 6 종류 수업을 12주간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가족간병과 요양원 운영이 치매관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자체 단위로 각종 활동을 제공하고 있지만 연속적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데 그친다.

이에 연세대 박동준 교수(연세대 유럽사회문화연구소)는 ‘한국형 알츠존’ 설립을 제안했다.

한국형 알츠존이란 치매노인이 지인과의 교류, 문화매체 등을 통한 지적활동, 뇌활력 운동 등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뜻한다.

또 치매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 친구가 안전한 환경에서 정서적 지지, 교육, 사회적 교류를 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한다.

읍·면·동 단위 2~3곳당 1개소씩 설치하고, 각 존마다 매니저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박 교수는 “전국에 1000여개의 알츠존을 설치하고 매니저 1500명을 배치해 치매환자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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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kim.jingu@jon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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