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 머리가 어때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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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27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 유세 도중 자신의 헤어스타일을 둘러싼 논란을 언급하며 지지자에게 머리카락을 당겨보도록 했다. [AP=뉴시스]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주자 중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가 27일(현지시간) 헤어스타일을 놓고 기행을 보여 줬다.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연설을 하던 도중 자신을 ‘부분 가발을 쓴 인물’로 묘사한 뉴욕타임스 기사를 읽으면서다. 트럼프는 “나는 부분 가발을 쓰지 않는다. 이건 진짜 내 머리카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겼다. 트럼프는 이어 즉석에서 청중석을 가리켜 “이리 오라. 당신이 검사를 해 봐야 한다”며 한 여성을 불러내 “이 문제는 결론을 내야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나는 헤어스프레이를 쓴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한 여성이 연단으로 올라오자 그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져 보게 했다. 이 여성이 가발이 아님을 확인하자 트럼프는 “우리가 만난 적이 있느냐”고 물어 “아니다”는 답을 청중이 듣게 했다. 이 여성은 나중에 CNN에 “앉아 있는데 트럼프와 눈이 마주쳤다”며 “(확인해 보니) 가발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독특한 헤어스타일 때문에 인터넷에선 가발 의혹이 일었다. 그간 흰머리를 가리려 염색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지난달 “트럼프가 나보다 더 헤어스타일에서 관심을 끄는 후보가 됐다”고 했다.

 가발이 아님을 증명했던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자신에게 비판적인 스페인어 방송사인 유니비전의 앵커 호르헤 라모스를 “미치광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지난 25일 아이오와주 유세에서 라모스가 질문에 나서자 대꾸하지 않고 그를 유세장에서 쫓아냈다. 트럼프는 “그날 최고의 연설을 했는데 이 남자가 미치광이처럼 고함을 지르는 게 보도되는 바람에 (연설 내용에 대해)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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