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프로축구단 창단, 역시 돈이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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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프로축구단 인천 FC의 창단을 공식 선언한 안상수 인천시장은 "지자체와 기업, 그리고 시민이 동참하는 방식으로 연내 프로축구단을 출범시킨 뒤 내년 3월 K-리그에 참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K-리그를 주관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일단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그러나 인천 FC가 시민구단으로 안착하려면 갈 길이 멀다. 가장 큰 문제는 자금이다. 인천시는 월드컵 잉여금에서 지원받은 30억원과 한진.한미은행.농협.한국전력.동양제철 등 20개 업체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통해 1백50억원의 창단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김원동 프로축구연맹 사무국장은 "올해 신생구단으로 출범한 대구 FC의 경우 2백30억원의 창단자금을 확보하고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인천의 경우 리그 가입금 10억원과 축구발전기금 30억원을 빼면 순수 창단비용은 1백10억원 정도에 불과한데 이 정도로는 선수단 숙소 등 각종 인프라 투자와 우수 선수 확보가 힘들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GM 대우로부터 연간 운영비 50억원 정도를 지원받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GM 대우는 프로축구단 참여에 미온적인 입장이다.

연맹은 인천구단의 살림살이를 철저히 따져볼 생각이다. 김국장은 "인천시가 창단 신청서를 매면 실사단을 구성해 자금조달 계획을 중심으로 구단 운용의 밑그림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다른 구단과 연맹의 도움을 받아 출발하는 형식이 아닌, 처음부터 자생력을 갖춘 구단으로 서야 한다는 얘기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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