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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잃지 않은 볼트, 게이틀린 따돌리고 '세기의 대결' 웃었다

중앙일보

입력

'세기의 대결'의 승자는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였다. 볼트가 2015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서 '라이벌'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을 가까스로 따돌리고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볼트는 23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79를 기록해 결승선을 통과했다. 9초80에 결승선을 통과한 게이틀린을 0.01초 차로 제쳤다. 극적으로 정상에 오른 볼트는 2013년 모스크바 대회에 이어 이 종목 2연패에 성공했다. '육상 전설' 칼 루이스(미국·8개)를 제치고 대회 최다 금메달 기록(9개) 보유자도 됐다. 2005년 헬싱키 대회 이후 10년 만에 이 대회 정상을 노렸던 게이틀린은 눈물을 흘렸다.

대회 전부터 세계 최고 기록을 보유한 볼트와 올 시즌 최고 기록(9초74)을 낸 게이틀린의 맞대결이 관심사였다. 2013년 8월 이후 한 트랙에서 2년 만에 만난 볼트와 게이틀린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결승을 앞두고 볼트가 보유한 100m 세계 최고 기록(9초58)을 표현하는 피아니스트의 연주에 볼트는 익살스런 포즈를 취했다. 선수 소개를 할 때도 얼굴을 감췄다가 놀라는 표정을 보이며 관중들에게 서비스를 했다. "이번만큼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겠다"던 게이틀린도 카메라를 향해 문을 여는 듯한 포즈를 취하며 맞섰다.

출발 반응 속도에서 볼트는 0.159초로 9명 중 6위에 머물렀다. 게이틀린은 0.165초로 볼트보다 더 느렸다. 50m 지점부터 가속도가 붙은 둘 중에 마지막에 웃은 건 볼트였다. "세계선수권엔 다를 것이다. 2인자라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한 약속을 지키듯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9초87)을 가뿐하게 넘었다. 전광판을 통해 1위를 확인한 볼트는 두 팔을 쭉 뻗는 특유의 세리머니로 우승을 자축했다. 한편, 동양인으로는 유일하게 100m 결승에 오른 쑤빙톈(중국)은 10초06을 기록해 9위에 올랐다.

베이징=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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