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4 출고가 60만원대…LG전자, 가격 인하

LG전자가 지난 4월 출시한 스마트폰 G4의 출고가를 12만원 가량 내렸다. 쌓인 재고를 소진하고,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분석된다.

23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지난 22일부터 G4의 출고가를 82만5000원에서 12만5400원 내린 69만9600원으로 공시했다. SK텔레콤의 ‘밴드 데이터 80’ 이상 요금제에 가입하고 15%의 추가 지원금까지 받으면 고객이 구매할 수 있는 최저가는 37만8750원까지 내려간다. 출시한지 4개월 밖에 안된 최신 스마트폰의 출고가와 지원금을 늘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최근 출고가를 낮춘 게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S6 엣지 출고가를 10만원 가량, 노트4의 출고가를 15만원 가량 내렸다. 또 지난 20일 출시한 노트시리즈의 최신작 노트5의 출고가를 처음으로 80만원대로 책정했다.

여기에 중저가 스마트폰의 스펙이 전반적으로 상향된 점도 부담이었다. 갤럭시J5, LG밴드플레이를 비롯해 중국 제조사 등이 만든 출고가 20만~30원대의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고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고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가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한 스마트폰 제조사 임원은 “출고가를 낮추면 프리미엄 이미지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LG전자 입장에서는 고민이 컸을 것”이라며 “애플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신제품을 내놓기 전에 출고가를 내려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게 더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분기 총 1762만대의 휴대전화를 팔아 점유율 4%로 5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판매량에서는 중국 업체에 밀려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ㆍ애플에 밀리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업체들에 밀리는 ‘샌드위치’ 신세다.

이에 LG전자는 오는 10월 G4를 뛰어넘는 슈퍼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크기를 키우고 기본 사양과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바꾼 제품으로 알려졌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