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지 논설위원에 폭행당했다" 제주시청 국장 투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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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한 일간지 논설위원에게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제주시청 국장이 4층 건물에서 투신했다. 제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23일 오전 5시40분쯤 제주시 연동의 한 4층 건물에서 제주시청 백모(57) 국장이 투신했다. 백 국장은 1층의 조립식 건물 위로 떨어져 목숨은 구했다. 경찰과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백 국장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백 국장 부인의 신고를 받고 백 국장 자택 부근을 순찰하던 중 투신 장면을 목격하고 구조에 나섰다. 백 국장은 부인과 공무원 등 지인들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특히 공무원들에 보낸 문자에는 “부당한 언론에 흔들리지 말고 바른사회를 꼭 만들어 주세요”라고 적었다. 뛰어내린 건물은 폭행 사건 당시 현장에 함께 있던 목격자 A씨의 집이다. 백 국장은 이날 이 건물 4층에 사는 A씨를 만나려 했으나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국장은 지난 19일 오후 11시40분쯤 제주시 연동의 한 아파트 사거리에서 일간지 논설위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기자는 상해 등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백 국장이 투신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폭행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는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공무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한 행위는 7000여 제주 공직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며 “이러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관계기관의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 처벌이 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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