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트리아 기르메이, 2015 세계육상선수권 마라톤 金…노시완 39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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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트리아의 게브르셀라시에 기르메이(20)가 2015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기르메이는 22일 중국 베이징 남부에 위치한 융딩먼에서 출발해 시내를 거쳐 국립경기장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대회 42.195㎞ 레이스에서 2시간12분27초를 기록해 대회 첫 금메달을 땄다. 35㎞ 지점 이후부터 선두로 치고 올라서 독주한 기르메이는 경기장에 들어와 에리트리아의 국기를 흔들면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기르메이는 1993년 독립한 에리트리아 역사상 처음 세계육상선수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레이스를 마친 뒤 기르메이는 "믿을 수 없다. 나라 역사상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따 영광스럽다"며 소감을 밝혔다. 에티오피아의 츠게이 예마네(30)가 2시간13분07로 2위에 올랐고, 우간다의 무타이 무뇨(23)가 2시간13분30초로 3위를 차지했다.

더운 날씨 탓에 레이스를 제대로 마치지 못한 선수들이 많았다. 참가자 68명 중에 무려 26명이 레이스를 마치지 못했다. 이날 오전 베이징의 날씨는 최고 기온이 섭씨 31도까지 오를 정도로 더웠다. 마라톤 남자 세계 최고 기록(2시간2분57초)을 보유한 데니스 키메토(케냐)와 2013년 세계 최고 기록(2시간3분23초)을 세웠던 윌슨 킵상 키프로티치(케냐)도 완주하지 못했다. 2007~2011년 대회 3회 연속 세계선수권 남자마라톤 정상을 지켰던 케냐는 2013년 모스크바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도 입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한국에선 노시완(23·코오롱)이 2시간32분35초를 기록해 39위로 결승선을 들어왔다. 레이스를 마친 노시완은 한동안 자리에 앉아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노시완은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텐데 당연히 있었다. 그러나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에서 중도 포기하면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노시완과 함께 출전한 유승엽(23·강원도청)은 레이스를 마치지 못했다.

북한에서 유일하게 참가한 박철(24)은 2시간15분44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11위에 올랐다. 레이스 직후 지친 탓에 트랙에 쓰러져 들것에 실려나갔던 박철은 "세계선수권에 처음 나섰다. 리우 올림픽을 위해서 더 뛰겠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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