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병실 소독 로봇 내년 실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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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돼지우리를 청소하려면 장갑과 장화에 마스크까지 단단히 챙기고 들어가야 한다. 돈사 특유의 역한 냄새 때문이다. 메르스 등 전염성이 강한 질병 환자가 있는 병실도 비슷하다. 수시로 방역·소독을 해야 하는 의료진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이런 고충을 해결할 실용 로봇들이 잇따라 나온다. 경북 포항시 효자동에 있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을 통해서다. 연구원 측은 올 연말까지 돈사 청소용 로봇이, 내년 하반기엔 간호용 방역소독 로봇이 개발 완료된다고 20일 밝혔다.

 가칭 ‘피그펜케어(Pigpen-care)’로 불리는 돈사 청소용 로봇에는 소독약을 분무하는 장치와 바닥을 쓸고 닦는 장치가 달려 있다. 가정용 로봇 청소기처럼 수시로 돈사 구석구석을 다니며 소독약을 분사하고 바닥을 닦는다. 무게 50㎏에 키는 80㎝다. ‘메르스(MERS)’로 불리는 간호용 방역소독 로봇 역시 병원 한쪽에 멈춰 서있다가 스스로 병실을 찾아가 방역·소독 작업을 한다. 의료진은 로봇에 부착된 탱크에 소독약만 채워주면 된다. 무게 65㎏에 높이가 80㎝ 정도다. 정구봉 박사는 “간단한 테스트만 거치면 모두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창 개발 중인 미래형 실용 로봇도 있다.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는 수중 건설 로봇으로 수심 2500m에서 파이프나 광케이블을 설치할 수 있다. 2019년 개발이 완료될 예정인 이 로봇은 키가 6.5m에 무게도 20t에 달한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그동안 유리창 청소 로봇과 기마 자세 훈련용 승마 로봇(사진), 수중 청소 로봇 등 35종을 만들어 실용화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연구기관으로 2005년 경북도가 출자해 만든 포항지능로봇연구소가 승격됐다. 박철휴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신임 원장은 “사람들이 직접 하기 어려운 일을 처리하는 서비스 로봇 개발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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