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테러범은 중국 위구르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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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용의자 몽타주

지난 17일 2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태국 방콕 폭탄 테러의 주범이 중동계 남성일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특히 태국 정부에 의해 중국으로 강제 송환된 위구르족이 보복 차원에서 테러를 감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태국 일간지 방콕포스트는 19일 “경찰 관계자들은 위구르족이 보복을 하기 위해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8일 공개된 폐쇄회로 TV 영상 속 노란 셔츠를 입은 남성은 용의자에서 테러범으로 굳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쁘라윳 타원시리 태국 경찰청 대변인이 “우리는 이 용의자가 테러범이라고 본다”며 “테러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100만 바트(약 3300만원)의 사례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의 얼굴 생김새가 중동 출신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태국 경찰은 위구르족이 테러를 감행했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중국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은 아시아계 얼굴을 한 중국 한족과 달리 아랍계에 가깝다. 태국 경찰은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방콕 도심의 수쿰빗 소이나나 지역을 중심으로 해당 남성을 찾고 있다.

 태국과 위구르족의 악연은 지난달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국 정부는 터키 등 제3국으로 가기 위해 태국에 불법 입국한 위구르족 109명을 지난달 중국으로 강제 송환했다. 이후 주(駐) 태국 중국대사관은 만약의 사태를 우려해 태국 당국에 경비 강화를 요청했다. 지난 11일에는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테러가 가해질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 테러로 중국·홍콩 관광객 6명이 숨졌다.

 그렇다고 다른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는 건 아니다. 태국 경찰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반(反)정부 세력이자 친(親)탁신 세력인 ‘레드셔츠’, 태국 남부의 이슬람 분리주의자 등을 조사하고 있다. 태국 경찰은 “CCTV 분석 결과 공범이 두 명 정도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테러가 조직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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