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 프랑크는 다재다능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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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 프랑크는 15세에 세상을 뜨기까지 유명한 "안네 프랑크의 일기"뿐 아니라 동화와 단편.수필은 물론 심지어 소설도 쓰기 시작했다.

12일 뉴욕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박물관의 개관과 함께 그녀의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주는 '작가 안네 프랑크:못다한 이야기'란 주제의 전시회가 열린다.

살아있다면 올해 74세가 되는 유대계 독일인 안네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창고 부속건물에서 다른 한 가족과 함께 모두 8명이 숨어살며 나치로부터 25개월 동안 당한 수난을 일기로 남겼다. 이 일기는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안겨 안네를 대학살의 상징으로 만들어주었다.

이 전시회에서는 '주라(Give)'는 제목의 수필 전문이 선보이고 있다. 이 수필은 안네가 '부속건물로부터 나온 이야기들과 사건들'이란 제목으로 숙박부 같은 모양의 공책에 적어놓은 글이다.

네덜란드 전쟁자료수집소(NIWD)가 번역한 이 수필에서 안네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세상엔 방도 많고 부와 돈과 아름다운 것들도 많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를 위해 넉넉하게 만들어주셨습니다. 우리는 보다 공평하게 분배하기 시작합시다."

아버지가 13회 생일 기념으로 사준 일기장에서 안네는 이렇게 쓰고 있다. "내가 과연 뭔가 위대한 것을 쓸 수 있게 될까. 언론인이 될까, 작가가 될까. 그렇게 되길 바란다. 오, 그렇게 되길 무척 원한다. 왜냐하면 글을 쓸 때면 모든 것, 내 생각과 사상과 환상을 되찾을 수 있으니까."

단편이라고 할 만한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오리건주 포틀랜드주립대의 외국문학과 교수였던 로린 누스바움은 '행복'이란 짧은 이야기가 프랑크 일가와 은신처인 부속건물에서 함께 살았던 젊은 페터 반 펠스와의 짤막한 갈등을 언급하고 있어 단편이라 이름붙일 만하다고 말한다.

안네는 독일 함부르크 부근 베르겐-벨젠 수용소에서 해방을 맞기 불과 수주 전 16세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나이로 발진티푸스로 숨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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