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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럭셔리 통나무 집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포브스]

헬리콥터를 타고 산 정상에 내려 즐기는 헬리하이킹에서 풍미 가득한 송어 낚시까지, 알래스카의 초호화 산장을 경험하다.

알래스카는 미국에서도 가장 이국적인 곳이다. 북쪽의 낙원에서 산은 두 배 높게 솟고, 하늘은 두 배 넓게 펼쳐지며, 낮은 두 배 더 길다. (혹은 아예 사라지기도 한다.)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곳도 곱절은 멀리 있다. 알래스카는 미국 야생 보호구역 면적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자연은 가장 장엄하고 눈부신 형태로 제왕적 모습을 드러낸다. 알래스카 주민들은 고속도로를 숫자로 지칭하지 않는다. 간선도로가 어차피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도로는 앵커리지부터 페어뱅크스,데날리를 연결하는 고리 모양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그냥 ‘도로’라고 해도 다 알아듣는다.

크루즈선으로 알래스카 남동부 바다를 누비는 관광객도 많고, 캠프용 밴이나 공동욕실이 딸린 저렴하고 밝은 분위기의 통나무 집을 선택하는 여행객도 많지만, 알래스카의 진정한 럭셔리는 도로를 벗어난 야생에서 발견된다. 스포츠맨이나 사진작가의 취향에 맞춘 최고의 산장은 수상비행기나 헬리콥터, 12인승 경비행기를 통해서나 갈 수 있는 곳에 있다. 완전히 외딴 자연 속에 이렇게 세련된 투박함을 지닌 산장을 지었다는 것 자체로도 경탄이 흘러나온다. 알래스카다운 럭셔리를 선사하는 산장 세 곳을 소개한다.

울티마 튤레 오두막

어딜 가든 여기만큼 고립된 곳을 찾기는 힘들다. 울티마 튤레 오두막(Ultima Thule Lodge)은 고대 그리스 지도에 나온 세상의 북쪽 경계선을 벗어난 곳, ‘미지의 영역’을 뜻하는 단어에서 이름을 땄다. (시인 롱펠로가 동명의 시집을 내기도 했다.) 울티마 튤레 오두막에 가기 위해서는 끈기가 필요하다. 취재팀의 경우 앵커리지에서 북동쪽으로 6시간 차를 타고 달려 치티나까지 간 후, 그곳의 간이 활주로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90분간 비행한 다음에야 랭겔-세인트 엘리어스 국립공원 보호구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광활한 자연 한가운데 생뚱맞게 놓인 이곳에서 클라우스 가족은 30여 년을 살아왔다. 가장 가까운 도로도 무려 100마일이나 떨어져 있다. 그런 만큼 현실 같지 않은 곳이지만, 세상과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숙소는 통나무 오두막 다섯 채로 이뤄져 있다. 현관 앞 공간은 피튜니아와 다알리아, 천수국 꽃으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폭신한 곰가죽 바닥깔개와 빈티지 책상, 크래프츠맨(유럽 디자인과 구별해 부르는 미국 주택 건축 양식) 스타일의 가구, 뜨끈한 물이 시원하게 나오는 샤워, 연철로 만든 석유 난로가 배치된 작은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공동 시설로는 나무로 불을 때는 삼나무 사우나와 야외 온수욕조가 있다. 메인 오두막에 있는 공동식당에서는 바로 옆 유기농 정원에서 재배한 채소와 현지에서 낚시로 잡은 연어, 사냥으로 잡은 고기 등이 가정식으로 요리되어 저녁으로 제공된다.

아늑한 오두막은 울티마 튤레 특유의 모험을 시작하는 베이스캠프다. 매일 숙박객들은 2인용 혹은 4인용 경비행기에 몸을 싣고 그날 날씨에 따라 조종사가 제안하는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비행기를 타고 주변 경관을 구경하고, 봄이면 하이킹을 하거나 야생동물을 구경하며 낚시, 래프팅, 자연 속 스키를 즐긴다. 숙박객을 위한 놀이터는 랭겔- 세인트 엘리어스 국립공원이다. 900만 에이커가 넘는 자연 속에는 툰드라와 빙하, 화산이 있고 해변에는 웅장한 산맥이 펼쳐진다. 세계 최대 보호 야생구역에 우뚝 솟은 세인트 엘리어스 산의 고도는 1만7000 피트에 달한다. (에베레스트 산은 지반 자체가 높아서 에베레스트 산보다 높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조금 낮은 산봉우리를 하이킹했던 숙박객은 이곳에서 바다 화석을 찾기도 했다.

조종사는 숙박객을 말 그대로 어디든 데려다 줄 수 있다. 폴 클라우스는 마른 강바닥에 비행기를 착륙시키고 산 한쪽에 숨겨져 있는 동굴로 우리를 안내해 주었고(직원 한 명이 보물찾기 모험을 하다 발견한 곳이다), 야생의 꽃이 흐드러지게 핀 푸른 초원으로 데려가 피크닉을 즐기기도 했으며, 빙하에 내려주어 건너편에 남은 옛 광산터를 보여주는가 하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산봉우리 위로 솟아올라 산 정상을 내려다보며 오게 해줬다.

클라우스 가족 덕분에 모든 여행이 편안하고 쉽게 느껴졌지만, 폴은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면 항상 조심을 당부했다. 야생의 대지에서 확실한 것이라곤 ‘예측 불가능성’ 밖에는 없다. 그는 이것을 ‘알래스카 요소(Alaska Factor)’라 불렀다. “모든 것이 눈으로 보는 것보다 크고 육중하고 대단하며 거칠다. 당신이 누군지,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이곳에 오면 ‘알래스카 요소’와 싸워나가야 한다.”

토드릴로 마운틴 오두막

올림픽 금메달을 수상한 토미 모(Tommy Moe)는 스키선수로 한창 이름을 날리던 시절 친구들과 함께 앵커리지에서 서쪽으로 60마일 떨어진 토드릴로 산을 방문했다. 벌써 20년 전의 일이다. 이들은 벨젯 레인저 헬리콥터에 연료용 기름 10통을 싣고 일주일간의 여행을 떠났다. 녹았다가 다시 언 듯한 설질의 콘 스키(corn skiing)와 킹 연어(king salmon) 낚시를 즐기기 위해서였다. 여행이 끝나고 돌아가며 토미는 다시 이곳에 오고 싶다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하리라 확신했다.

이후, 알래스카 헬리스키 개척자라 할 수 있는 그렉 함스와 마이크 오버캐스트를 포함해 함께 파트너가 된 친구들은 저드 호수와 탈라출리트나 강 경사지에 토드릴로 마운틴 오두막을 개장했다. 오두막은 알래스카 탐험 및 모험에 적합하다는 극찬을 받으며 베이스캠프로 자리 잡았다.

세상과 동떨어진 고요함, 낚시 명소, 뛰어난 스키선수와 세계적 운동선수의 도전심을 불러일으키는 자연 지형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토드릴로 마운틴 오두막의 인기 요인이다.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투수로서 승리를 이끌고 최근 은퇴한 한 메이저리그 선수도 필자가 오두막에 머무는 동안 함께 숙박했다. 방명록에는 레어드 해밀턴이나 칼 말론 등 유명 선수의 이름이 있었다. 늦여름이 되면 산란기를 맞은 연어가 몰려와 ‘물 반, 고기 반’인 상태가 된다.

제트스키(용감하다면 SUP)를 타고 밖으로 조금만 나가면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호수와 강을 즐길 수 있지만, 헬리콥터를 타면 더 깊은 자연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헬리콥터를 타고 숨 막히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하이킹을 해봤다. 야생화가 핀 산등성이를 천천히 산책하며 진홍색으로 물든 관목을 구경하고 예술가 리처드 세라의 푸른 얼음빛 작품을 닮은 빙하 호숫가로 내려갔다. 가이드와 나는 내 키의 3배에 달하는 육중하고 제멋대로인 형상의 얼음덩어리 사이를 걸어갔다. 그날 밤 진토닉에 넣어 마시려고 빙하 얼음을 깨 헬리콥터 안에 있는 가방 주머니에 넣었다.

오두막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여름 요금은 1박당 1100달러에서 시작한다. 5600제곱피트 면적의 산장은 12명을 수용할 수 있다. 커다란 창문이 달린 벽과 공동 거실이 있고, 산과 호수를 조망할 수 있는 널따란 삼나무 데크가 3개 있다. 땔감을 사용하는 야외 온수욕조와 사우나도 갖추고 있다.

남동쪽에 자리한 낚시용 산장 페이버릿 베이 오두막(Favorite Bay Lodge)은 토드릴로처럼 외딴 곳에 있지 않다. 쥬노에서 애드미럴티 섬까지 정해진 운항표에 따라 수상비행기가 왕복하고, 수백 명의 주민이 사는 안군(Angoon)이 지척에 있다. 그러나 고요한 주변 자연만큼은 토드릴로에 뒤처지지 않는다. 통가스 국립산림지 근방의 아름다운 해변 ‘인사이드 패시지’의 장관 또한 즐길 수 있다. 이곳을 둘러싼 해변은 전부 너무 아름다워서 어느 하나만 고르기가 불가능할 정도다.

페이버릿 베이 오두막

여름의 토드릴로와 마찬가지로, 낚시는 여행객을 끌어들이는 주요 요소 중 하나다. 민물에서는 곤들매기, 붉은송어, 무지개송어를 잡을 수 있고, 바다에서는 연어와 큰 넙치가 잡힌다. 이곳에 자주 온다는 한 숙박객은 수년 전 그가 잡았던 375파운드 무게의 물고기 사진을 보여줬다. (워낙 대단한 월척이라 사진은 오두막 홈페이지에도 올라가 있다.)이곳의 가이드들은 바다에서 평생을 보낸 사람들이다. 숙박객은 낚시로 잡은 생선의 대부분을 자신이 가질 수 있다. (주방장이 일부 가져가 요리를 해 주기도 하는데 모두 고마워하는 분위기다.) 3박 기준으로 최저요금은 3750달러 정도 하지만, 숙박료에는 잡은 생선을 최대 100파운드까지 가공해서 쥬노로 운송해주는 요금이 포함되어 있다.

페이버릿 베이 오두막은 최고의 럭셔리를 보여준다. 각자 다르게 장식된 12개 객실은 현지에서 조달한 삼나무로 벽을 만들었고, 오두막폴 소나무로 만든 가구를 들여놨다. 널따란 욕실에는 몸을 푹 담글 수 있는 욕조가 있고, 러그는 수공예 제품이며 침구도 모두 고급이다. 거실과 식당에는 바닥을 낮게 판 벽난로 구역을 만들었고, 천장은 2층까지 높이 뚫었다. 3면의 벽은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페이버릿 베이만의 잊을 수 없는 풍경을 선사하는데, 그 중에서 일몰이 가장 으뜸이다. 이곳에서는 낚시 말고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숙박객은 카약이나 모터보트를 타고 해변 지역을 탐험할 수 있고, 주변에서 하이킹을 하거나 대머리 독수리, 곰을 찾아볼 수도 있다. 둘 다 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다.

물고기를 유인하려고 크릴 새우와 청어를 뿌려 놓은 이곳에는 혹등고래 또한 몰려온다. 15분도 지나지 않아 혹등고래 두 마리가 헤엄쳐 왔다. 그러더니 싱크로나이즈 선수처럼 동시에 완벽하게 몸을 돌리며 헤엄을 쳤다. 내가 본 안무 중 최고였다.

글=앤 아벨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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