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즐기는 푸틴은 나와 사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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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푸틴 대통령은 클래식 음악에 무척 관심이 많아요. 바이올린을 전공한 푸틴 대통령의 딸이 제 며느리가 됐으니까 푸틴은 제 사돈이지요. 막내딸도 작곡을 전공했어요. 얼마전 상트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모스크바 음악원, 상트 페테르부르크 음악원 등에 정부 지원금을 '긴급 수혈'한 것도 그렇고, 마린스키 극장에 2010년까지 2천석짜리 극장을 지으라고 1억달러(1천3백억원)의 정부 예산을 편성한 것도 음악 가족의 영향 때문이겠죠."

세르게이 롤두긴(51.사진) 상트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장이 경남대.수원대와 자매결연을 하고 서울예고에서 공개레슨을 하기 위해 최근 내한했다.

그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음악원 재학 시절 전설적인 거장 예프게니 므라빈스키가 이끄는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 오디션에 합격, 1984년 이후 첼로 수석 주자로 활동했으며, 96년 음악원 교수를 거쳐 지난해 원장으로 취임했다.

1862년 러시아 최초로 문을 연 상트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은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 소프라노 올가 보로디나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을 배출해낸 명문.

"음악적으로 볼 때 모스크바가 현대음악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온 반면에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풍부한 고전.낭만주의 전통에 깊게 뿌리 박고 있습니다. 러시아 최초의 음악원인 상트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은 지난해 개원 1백40주년을 맞았고, 모스크바 음악원은 4년 늦게 문을 열었죠. 두 학교가 라이벌이긴 하지만 서로 양보하여 내년에 대대적인 합동 축제를 열기로 했습니다."

이 음악제는 알렉산더 라디셰브가 쓴 역사기행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로 떠나는 여행'(1790)의 여정을 따라서 양쪽 음악원 학생들이 기차를 타고 함께 여행하며 정착역마다 내려서 음악회를 여는 뜻깊은 행사다. 그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정도 3백주년 기념 행사에도 음악원이 24회의 공연을 기획하는 등 주도적으로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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