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제약 너무 많아 휠라 亞본부 이전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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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휠라의 아시아 본부를 홍콩에서 한국으로 완전히 옮기고 싶었지만 여러 제약으로 재무부문을 홍콩에 남기기로 했습니다"

지난 10일 휠라 본사 인수 작업을 마치고 휠라 아시아 회장에 취임한 휠라코리아 윤윤수(48)사장은 "한국이 아시아의 경제 허브(중심지)가 되기에는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윤회장은 주요한 '제약'으로 외환거래에 대해 한국은행에 일일히 보고해야 하는 금융상황과 법인세율이 홍콩의 두배를 넘는다는 점을 꼽았다. 휠라 아시아본부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 17개 지사를 거느리고 있다.

휠라그룹은 윤 회장등의 인수로 휠라아시아와 휠라USA가 주축이 돼서 만든 지주회사 SBI사가 공동운영하는 체제가 됐다. 윤사장은 휠라 본사 인수금 3억5천만 달러의 약 5%인 1천7백만달러 정도다.

그는 1997년이후 이어진 휠라 본사의 고전은 이탈리아 본사의 운영 미숙 탓이라고 진단했다.

윤사장은 "1990년대 초반 공장을 5개 증설하는 등 무리한 경영을 한 것이 부실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인수는 '남는 장사'라는 게 그의 계산이다. 휠라코리아의 가치만도 2억달러에 달하는 등 자산 가치가 인수금 3억5천만달러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유럽의 휠라 사업은 축소할 예정이다.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지역과 미국 지역의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휠라 아시아 본사는 서울에 두고 실직적인 사업 운영은 홍콩에서 이뤄진다.

그는 "경영을 빠른 시간안에 정상화 시킨후 '브랜드 사냥'을 나설 것"이라고 했다. 스포츠용품 전문기업에서 광범위한 사업을 포괄하는 거대 그룹으로 키우겠다는 얘기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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