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국·영·수 수업, 최대 102시간 줄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은 고등학교에 가서 국어·수학·영어 수업을 선배들보다 최대 102시간(3년 합산) 적게 받게 된다. 현재 특수목적고가 아닌 일반고에서 이 세 과목은 총 1530시간까지 수업할 수 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이 상한선을 채우고 있는데, 2018년부터는 이보다 6.7% 적은 1428시간까지만 허용된다. 교육부와 ‘국가교육과정 개정연구위원회’는 6일 한국교원대(충북 청주시)에서 공청회를 열고 ‘2015 개정 교육과정’ 시안을 발표했다.

 현재 고교 과정은 국·영·수 세 과목의 수업 시간이 전체 수업 시간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개정 시안에는 필수과목인 한국사 수업까지 포함시켜 이 비중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는 국·영·수 수업 시간을 최대 102시간까지 줄이는 효과를 낸다.

 국·영·수 수업 시간 감축은 학생들의 공부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교육부는 중고교에서 수학시험을 까다롭게 내지 못하게 ‘출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수학 교과서 학습량을 현재보다 20% 줄이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중앙일보 7월 31일자 1, 8면>

 교육과정 개편은 2013년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문·이과 구분을 장기적으로 없애겠다고 발표하면서 추진됐다. 이에 따라 시안에는 2018년 고교 신입생부턴 신설 과목인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필수로 배운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정 과목을 한두 학기에 몰아 배울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도입됐으나 학교에서 별로 환영받지 못했던 ‘집중이수제’는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개정 시안에는 집중이수제 실시를 학교의 선택에 맡기도록 하고 있다.

 중학교 교육과정엔 내년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하는 ‘자유학기제’가 명시적으로 포함된다. 학교별로 2학년 1학기까지의 세 학기 중 하나를 자유학기로 지정해 학생들이 진로 탐색 등의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3학년의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은 연간 68시간에서 1, 2학년과 똑같이 34시간으로 줄어든다. 3학년생들이 다양한 ‘창의적 체험’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또 2018년 신입생부터 ‘정보 교과’가 필수 과목으로 생겨 소프트웨어 교육을 총 34시간 받는다.

 초등학교엔 2017년에 ‘안전한 생활’이라는 과목이 신설된다. 1학년과 2학년에 걸쳐 매 학기에 주당 1시간씩 이를 배운다. 전체 수업 시간이 그만큼 많아진다.

 개정 시안에선 초·중·고교 학생들이 키워야 할 ‘핵심 역량’으로 자기 관리, 지식정보 처리, 창의융합 사고, 심미적 감성, 의사소통, 공동체 역량 등 여섯 가지를 열거했다. 교육과정 개정위원회의 김경자 위원장(이화여대 명예교수)은 “개정안의 초점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새 교육과정은 2018년부터(초등 1, 2학년은 2017년) 적용된다. 교육부는 9월 말에 새 교육과정을 확정한다.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