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새누리 심학봉 의원 수사 뒷얘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왜 갑자기 성폭행 혐의 신고를 취소하느냐."

"(오빠가) 성관계 후 열흘 동안 연락 한 통이 없어 성폭행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달 24일 새누리당 심학봉(구미갑) 의원을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가 3일 만에 다시 신고를 취소한 피해 여성은 경찰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40대 보험설계사로 알려진 이 여성은 지난달 말 성폭행 혐의 신고를 취소하면서 "현금 30만원을 주고 성관계를 맺은 이후 열흘동안 연락 한 번 없었다. 기분이 나빴고, 성폭행을 당했다는 생각이 들어 신고를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곤 "(오빠의) 지인을 통해 그날 상황에 오해가 있었다고 나중에 전해들어 기분이 풀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심 의원과 이 여성 사이에 회유나 협박 등이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금품이 오갔는지도 살피고 있다. 지난달 13일부터 26일까지 심 의원과 여성 사이의 통화 내역을 확인하고 따로 만남이 있었는지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통화나 문자에선 서로 연락을 취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피해 여성도 따로 심 의원을 만났다고 진술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필요할 경우 이 여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해 계좌 추적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찰은 3일 심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날 오전 9시쯤 심 의원 측에 전화로 "오는 7일까지 대구경찰청으로 나와줄 수 있는지 소환 가능한 날을 알려달라"고 통보했다. 심 의원 측도 경찰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는 "해당 여성과 심 의원 사이에 오간 카카오톡 문자를 보면 심 의원이 '보고 싶다. 잘 지내지'라고 하고, 이에 대해 여성도 친근하게 답을 해왔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심 의원과 이 여성은 지난 6월 말 대구의 한 식당에서 지인을 통해 만난 뒤 같이 술을 마셨고 노래방도 같이 갔다. 그리고 노래방에서 같이 춤을 추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때부터 둘은 연락처를 건네받고 카카오톡 등으로 "보고 싶다"와 같은 문자를 주고받았다.

심 의원의 한 지인은 "지난달 12일 심 의원이 대구에서 지인들과 모임을 가졌는데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며 "과음이 사건의 발단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심 의원의 구미 사무실 앞에선 경실련 간부가 "성폭행 국회의원은 즉각 사퇴하라"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중앙일보 오피니언 바로가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