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한국 총괄회장직도 내놓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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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 28일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가운데 한국 롯데그룹의 총괄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날지 여부를 놓고 관측이 갈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30일 “한국롯데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법적인 지위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롯데그룹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은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것이 아니라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결국 신 총괄회장이 총괄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그룹 도 “고령으로 거동과 판단이 어려운 상태”라고 강조해온 만큼 거동과 판단이 어려운 노인에게 재계 5위 그룹사의 총괄회장직을 맡겨놓는 게 옳은 일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신 총괄회장은 현재 총괄회장 외에도 그룹 내 7개 핵심 계열사의 등기 임원직도 맡고 있다. 사실 신격호 총괄회장이 2011년 총괄회장에 오른 것은 신동빈 당시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신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의 승진 관련 보고를 받은 뒤 “벌써 부회장 나이가 56세나 됐느냐”며 이를 수락한 일은 유명한 일화다.

 당분간 총괄회장직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사정이 어떠하든 일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과 아버지를 내쳤다”는 비난 섞인 시선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서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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