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아이 250만 명 떠돈다

미주중앙

입력

#. 에디 마티네즈(14)는 샌버나디노에 있는 컨트리 인(inn)에서 산다. 술고래 아버지가 한 파티에서 직장 동료에게 총을 쏴 감옥에 간 뒤 어머니는 에디와 형.누나.동생 6명을 데리고 여기저기 떠돌다 이곳에까지 왔다. 에디는 학교에 가지 않는다. 몇 달 전 그만뒀다. 에디는 모텔 계단에 앉아 이 모텔에서 같이 사는 친구들이 학교에서 돌아오길 기다린다. 어둑해질 때쯤, 아이들이 모텔 주차장에 모인다. 한바탕 축구를 하고 난 뒤 동네 개들에게 밥을 준다. 이 시간이 에디의 유일한 행복이다.

집없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모텔 등을 떠돈다. 22일 LA타임스는 에디와 이 모텔에 사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전미노숙가정센터(NCFH)에 따르면 2013년 모텔이나 차, 보호소, 친구 또는 친척집, 심지어 길거리에서 사는 미국 내 어린이는 250만 명이나 된다. 이는 2012년보다 8%, 2006년보다 무려 67%가 늘어난 것이다.

캘리포니아는 다른 주보다 노숙 어린이가 더 많다. 가주 내 전체 어린이의 5.7%가 노숙 아동이다. 가주에서 가장 못 사는 샌버나디노카운티는 더 심하다. 카운티 내 공립학교에 다니는 학생 9%가 노숙자다. LA카운티의 경우 4.3%다. 갈 곳이 없는 아이들에게 저가 모텔은 그나마 낫다. 이 아이들에겐 저가 모텔은 리조트 수준이다.

집없는 아이들은 갱, 마약에 쉽게 노출된다. 그리고 절망 속에 산다. 에디와 컨트리 인에 사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마약상이 모텔 바로 앞 보도에서 손님과 거래하고, 좋은 차를 타고 온 남성들은 매춘부를 찾아 모텔 앞을 서성거린다. 같은 모텔에 있는 한 여자는 아이들이 보는데도 벗은 채로 나다닌다.

에디와 아이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마약에 빠지지 않게, 나쁜 짓을 하지 않게 서로를 돌보기 때문이다.

이재희 기자

빈곤층 어린이도 210만명

집없는 아이도 많지만 가난에 몸부림치는 아이도 많다.

애니캐시재단에 따르면 가주 내 빈곤층 가정 어린이는 210만 명이다. 2008년 18%에서 2010~13년 23%로 늘었다. 일자리가 없는 부모 밑에서 자라는 빈곤층 아이는 310만 명이다. 이 역시 2008년 32%에서 같은 기간 34%로 증가했다. 이 아이들은 언제 길거리로 내몰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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