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제일모직, 기업문화는 어떻게 합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성사되면서 두 회사의 기업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향후 합병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기업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오는 9월 통합을 앞둔 삼성물산ㆍ제일모직 직원들이 생각하는 자신들 기업 문화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기업평가 소셜 미디어 잡플래닛은 자사 서비스에 올라온 두 회사 전 현직 직원들이 올린 회사 리뷰 자료에 대해 의미망 분석을 시행한 자료를 19일 발표했다. 분석은 지난해 4월 이후 등록된 삼성물산 리뷰 116건과 제일모직 리뷰 57건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두 회사의 분위기는 비슷한 듯 달랐다. 직원들 평가에서는 삼성 그룹 계열사라는 공통점도 나타났지만, 두 회사 간 사업 분야의 차이 역시 명확히 나타났다.

삼성물산 기업 한줄평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연봉’이었다. 그 뒤로 ‘해외’ ‘경험’ ‘글로벌’ ‘건설업계’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제일모직 기업 한줄평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삼성’과 ‘패션’이었다. 이어서는 ‘패션업계’ ‘분위기’ 등 표현이 나와 두 회사 간 업종의 차이를 명확히 보여줬다.

회사의 장점에 대해서는 두 회사 직원들이 모두 같은 마음을 표현했다. 두 회사 모두 가장 많이 꼽은 장점에 ‘연봉’과 ‘복지’였다. 단, 삼성물산 직원들은 삼성그룹으로서의 자부심을 나타내는 단어(삼성ㆍ최고ㆍ자부심ㆍ대기업)를 많이 사용했지만, 제일모직 직원들은 패션업의 특징을 보여주는 단어(패션업계ㆍ분위기ㆍ복장ㆍ여성)를 많이 썼다.

두 회사 직원들의 차이가 가장 많이 나타난 것은 회사의 단점 항목이었다. 삼성물산 직원들은 ‘현장’과 ‘해외근무’, ‘보수적’인 기업 문화를 단점으로 꼽았다. 반면 제일모직 직원들은 ‘사업’의 어려움, 높은 ‘업무 강도’, 잦은 ‘야근’ 등을 언급했다.

경영진에 바라는 점에서는 두 회사 모두 같은 모습을 보였다. 보다 직원을 이해해주고, 의사소통을 활발히 해달라는 것이었다.

잡플래닛 이인묵 실장은 “같은 그룹 내 계열사라 하더라도 사내문화나 근무 환경까지 동일할 순 없다”며 “조직 내 긴장을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새로워진 기업의 비전을 신뢰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내부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