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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만리장성보다 인기있는 관광지는?…유니클로 동영상 속 그 매장

중앙일보

입력

중국 베이징의 유니클로 산리툰 매장 앞. 인증샷을 찍는 관광객이 몰렸다.

“‘그’ 비디오 때문에 여기 왔어요. 전에는 유니클로가 뭔지 전혀 몰랐어요.”

중국 베이징의 유니클로 산리툰(三里屯) 매장 앞에서 셀카를 찍은 한 관광객의 말이다.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 매장 탈의실에서 촬영된 성관계 동영상이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바이러스처럼’ 급속히 확산, 해당 매장이 벼락 관광지가 됐다.

CNN은 “성관계 동영상이 유출된 이후 해당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상에는 탈의실의 모습만 나왔지만 영상 말미에 매장 안내 방송이 나와 산리툰 매장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해당 매장을 찾은 사람들은 매장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거나 심지어 영상 속 포즈를 따라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매장 직원이 이를 제지하고는 있지만 몰려드는 관광객을 막아내기는 역부족이다.

앞서 인터넷에는 반라 상태의 한 젊은 남녀가 산리툰의 유니클로 탈의실에서 성관계를 하는 모습이 담긴 1분 11초 분량의 동영상이 유출됐다. 이 동영상은 웨이보(微薄ㆍ중국판 트위터)ㆍ웨이신(微信ㆍ중국판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퍼져 나갔다. 웨이보와 웨이신을 운영하는 신랑망(시나닷컴)과 텅쉰(텐센트)은 동영상이 퍼져나간 14일 밤 트래픽이 폭증했다.

이에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이날 신랑망과 텅쉰 등 두 포털 사업자에 대해 각각 경고 조치를 내렸다. 동영상은 삭제됐고, 수백 개의 계정이 폐쇄당했다. 인터넷정보판공실 측은 “이번 동영상 사건은 금기를 넘어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심각하게 위배한 것”이라며 “두 포털 사업자는 사회적 책임을 재인식하고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이번 사건을 조사하는데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동영상 유포 및 확산에 개입한 사람들에 대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며, 온라인상의 포르노물 유통에 대한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의 공안 당국도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디오에 나온 남녀가 의도적으로 영상을 퍼뜨린 정황이 확인되면 처벌받게 될 것”이라며 “이들에게 고의성이 없었다면 이 동영상을 인터넷망에 올린 누구도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법규는 서적ㆍ사진ㆍ동영상 등을 통해 외설적인 장면을 유포할 경우 징역 2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노이즈 마케팅 차원에서 이번 영상을 고의로 유포했다는 의심을 받았던 유니클로는 이번 동영상 유포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니클로 측은 웹사이트와 블로그를 통해 고객들에게 도덕 기준과 사회정의를 지켜줄 것을 호소하면서 탈의실을 적절한 용도로 사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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