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우리카드, 극적으로 4강 진출 희망 살려

중앙일보

입력

김상우(42) 우리카드 감독이 취임 후 첫 승을 거뒀다. 우리카드도 컵대회 4강 진출 가능성을 살렸다.

우리카드는 16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OVO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경기에서 한국전력에 3-1(22-25 25-19 28-26 25-22) 역전승을 거뒀다. 2패 뒤 1승을 거둔 우리카드는 한국전력(1승2패)을 세트 득실차(우리카드 -2·한국전력 -3)로 제치고 조 3위로 올라섰다. 우리카드는 오후 7시부터 열리는 삼성화재-현대캐탈전 결과에 따라 4강 진출도 내다볼 수 있게 됐다. 만약 삼성화재가 3-0 또는 3-1로 이기면 삼성화재가 1위, 우리카드가 2위가 된다. 그러나 삼성화재가 3-2로 이기거나 현대캐피탈이 승리할 경우 우리카드는 탈락한다. 준결승에 진출한다면 A조 1위에 오른 KB손해보험(17일 오후 7시)과 맞붙는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우리카드 선수들의 의지가 엿보인 경기였다. 우리카드는 1세트를 22-25로 내줬다. 한국전력은 최홍석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것을 놓치지 않고 길목을 지켰다. 최석기가 혼자 3개를 잡아냈고, 세터 권준형과 방신봉도 1개씩을 기록했다. 3전 전패로 우리카드의 컵대회가 끝나는 듯 했다.

우리카드 선수들은 2세트 들어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신으뜸이 안정된 리시브를 올리면 최홍석이 시간차와 후위공격 등 다양한 공격을 퍼부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 부진해 김상우 감독으로부터 따끔한 지적을 받았던 세터 김광국도 활기찬 플레이를 했다. 시종일관 앞서간 우리카드는 2세트를 어렵지 않게 따냈다.

승부처는 3세트였다. 1~2점 차로 뒤져있던 우리카드는 19-21에서 최홍석의 공격과 서재덕의 공격범실로 따라잡는 데 성공했다. 듀스 접전을 끝낸 건 신으뜸이었다. 신으뜸은 26-26에서 퀵오픈을 성공시킨 데 이어 한국전력 후인정의 연타성 공격을 받아올렸다. 후위에 있던 최홍석은 세터 김광국의 백토스를 힘찬 스파이크로 연결해 3세트를 마무리지었다. 우리카드는 4세트 15-15에서 최홍석의 블로킹으로 앞서나간 우리카드는 김광국의 디그에 이은 최홍석의 오픈공격이 터지면서 17-15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최홍석은 양팀 통틀어 최다인 39점(공격성공률 53.96%·블로킹 4개)를 올렸고, 신으뜸이 18점으로 뒤를 받쳤다. 한국전력은 주포 전광인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예선탈락했다.

김상우 감독에게도 의미있는 승리였다. 김 감독은 성균관대 지휘봉을 잡으며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다 프로 무대로 돌아왔다. 2010-2011 시즌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를 이끌었던 김 감독은 4년만의 프로 무대 복귀 이후 세 경기만에 웃었다.

한편 삼성화재는 우리카드가 승리함에 따라 현대캐피탈전 결과와 관계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하면서 준결승에 진출했다.

청주=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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