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13개월만에 얼굴 맞대는 남북 당국…개성공단 공동위원회 남측 대표단, 8시25분 개성 도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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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개성공단에서 13개월만에 남북 당국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개성공단 공동위원회 남측 대표단은 16일 오전 6시30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를 출발해 8시25분 개성에 도착했다. 통일부 이상민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을 대표로 한 28명의 남측 대표단은 8시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5분 뒤 개성시내로 진입, 8시10분에 북측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현장엔 북측 윤승현 북측 총국 참사가 마중나왔다. 윤 참사는 전 개성공단 사무처 북측 사무처장이다. 남북측 관계자들은 악수를 하면서 "오랜만이다" "잘 지내셨느냐"는 인사도 나눴다. 남측 대표인 이 단장은 비교적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 단장은 서울 삼청동 회담본부를 출발하면서 "발전적 정상화 차원에서 현안 협의하고 소기 성과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고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의 배웅을 받으며 버스에 탑승했다.

이 단장 일행이 회담 현장인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 도착한 것은 8시25분이다. 박철수 부총국장이 맨 앞에 서고 류창만·황충성 등이 차례로 서서 남측 대표단을 맞이했다. 남측 이 단장은 버스에서 내려 가벼운 웃음으로 "반갑습니다"라며 간단히 악수만 하고 회담장 안으로 들어갔다. 남북 대표단 모두 건물 안에서는 별도의 접촉 없이 각각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지난 공동위원회에서 인사말을 길게 나눴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 부총국장은 악수할 떄만 살짝 미소를 머금었으나 전반적으로는 무표정하도록 표정을 감추는 모습을 보였다.

북측은 남측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에 여전히 민감한 듯 기자단을 포함한 방북자들은 입경 당시 "모두 마스크를 착용할 것"과 "건강상태 신고서를 작성할 것"을 요청하며 "체온이 37도 이상이면 입경 불허" 방침도 밝혀왔다. MDL 통과 당시 초소에 있던 철모를 쓴 인민군 2명도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개성 시내엔 붉은 립스틱을 바른 젊은 여성과 빨간 테두리의 선캡(햇볕 가리개) 모자를 쓴 여성들도 보였다.

이날 주요 의제는 북측이 지난해 말부터 일방적으로 요구해온 최저임금 5.18% 인상을 포함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조치다. 북측은 남북 합의인 최저임금 상한선 5%를 넘는 5.18% 인상률을 일방 통보함에 따라 정부가 "당국 합의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응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임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통일부는 북측에 공동위원회에서 만나 협의하자고 올해 초부터 제안해왔고, 북측은 이 제안을 묵살해오다 지난 9일 "만나자"고 호응해왔다.

개성 공동취재단.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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