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수원 실종 여대성 숨진 채 발견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수원역 부근에서 실종된 여대생 A씨(22) 시신이 15일 평택의 한 야산에서 발견됐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살해 용의자 윤모(45)씨가 근무하던 건설회사가 올 초 배수로 공사를 했던 현장 부근이었다. 경찰은 윤씨가 A씨를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우발적으로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자세한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평택시 진위면 진위배수지 인근 야산 풀숲에서 A씨 시신을 찾아냈다. 실종 당시 입고 있던 상·하의는 벗겨진 상태였다. 시신 주변에서는 A씨의 옷과 유류품이 발견됐다.

경찰은 윤씨가 지난 14일 0시쯤 수원역 부근에서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A씨를 자신의 차에 태운 뒤 500여m 떨어진 건설회사 3층 남자 화장실로 데려가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장실 내부에는 바닥 타일이 여러 군데 깨지고 좌변기도 덜컹거리는 등 심하게 몸싸움을 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A씨의 왼쪽 신발 한 짝도 발견됐다.

경찰은 윤씨가 A씨를 건물 안으로 끌고가는 장면과 1시간쯤 뒤 A씨를 들쳐업고 나와 차 트렁크에 싣는 장면이 방범용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것을 확인하고 윤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추적해 왔다. 박성주 경기경찰청 형사과장은 “성폭행이 이뤄졌는지 여부와 정확한 사인 등은 16일 부검을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윤씨는 평택으로 가 시신을 유기하고 오전 3시쯤 용인 집에 들러 옷을 갈아입은 뒤 다시 평택의 시신 유기장소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윤씨가 집에 벗어놓은 옷에서도 몸싸움 흔적이 다수 발견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윤씨는 이어 수원역 근처 회사에 잠시 들렀다가 강원도 원주시 귀래면의 한 저수지로 가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윤씨의 차 트렁크에서 A씨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카락과 혈흔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수원=박수철 기자 park.suche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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