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협상 13년만에 최종 타결…국제 유가 연일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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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서방 6개국과 이란이 14일(현지시간) 이란 핵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이로서 2002년 이란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폭로되며 시작된 이란 핵 위기가 13년 만에 해소될 길을 찾았다.

이번 핵 합의로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를 검증하기 위해 이란의 군사시설을 포함한 모든 핵 활동 시설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그 대가로 이란에 대한 경제ㆍ금융제재를 해제키로 했다.

막판 쟁점이었던 이란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 등은 곧바로 해제키로 했다. 이란 핵 합의로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는 임기 후반 업적 마련에 성공했으며, 이란 역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중동의 공인된 강자로 부상할 계기를 얻게 됐다.

이란 핵협상 타결로 국제 원유 값이 11일 이후 사흘 연속 떨어졌다. 14일(한국시간) 현재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값은 배럴당 51달러대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핵협상이 타결되면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달러 정도 떨어질 수 있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WTI 기준으로 배럴당 41달러 선까지 미끄러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란 원유 생산과 수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이란은 세계 4위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이란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330만 배럴이다. 서방의 경제 제재 탓에 하루 100만 배럴도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핵협상 타결은 이란 원유 수출의 족쇄를 풀어준다.

이란 정부 관계자는 최근 "핵 협상만 타결되면 1년 안에 원유를 하루 100만 배럴 정도 더 수출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수출량이 지금보다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런 이란의 수출 증가를 대비해 사우디는 최근 원유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이란의 수출이 본격화하기 전에 시장 점유율을 높여놓으려는 의도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강남규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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