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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저학년 땐 ‘이성 배려’ … 중학생 되면 피임 교육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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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성교육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 전문가마다 조금씩 이견은 있으나 보통 유아기(만 3~6세)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어린이집 친구들과 어울리고 자아가 형성되면서 자연히 성에 따른 차이를 접하게 되는 시기다. 임정혁 한신교육연구소장은 “보통 말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할 때부터 성교육을 해야 한다”며 “이 시기에는 부모와 목욕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신체적 차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성폭력에 대한 교육도 시작해야 한다. 이명화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다른 사람이 함부로 몸을 만지는 행위를 하거나 본인이 싫은 행동을 할 경우 ‘싫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만 7~9세)에는 학교 생활을 시작해 또래 집단에 애착을 갖게 되는 시기다. 이 시기 부모는 아이에게 이성에 대한 배려를 가르쳐야 한다. 좋아한다고 함부로 손을 잡거나 치마를 들추는 등의 행위는 하면 안 된다고 알려야 한다. 또 이성 부모의 속옷 갈아입는 모습이나 목욕하는 모습을 차츰 보여주지 않아야 하며 ‘사적인 부분에 대한 존중’을 가르쳐야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는 사춘기가 되면 찾아오는 2차 성징에 대해 미리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몸의 변화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여성은 초경에 대해 알려주고 생리대 사용법을 미리 가르쳐야 한다. 한모(52·여)씨는 “자꾸 화장실 변기가 막혀 뚫고 있었는데 13살 된 작은딸이 ‘자기가 생리대를 버렸다’고 울면서 말하더라”고 했다. 딸이 혼자 생리대를 사긴 했는데 쓰는 방법을 몰라 접착면과 흡수면을 거꾸로 붙여 쓰다 보니 자주 갈아줘야 됐고 생리한 게 부끄러워 변기에 버렸다고 했다.

 중학교 이상 자녀에게는 사춘기를 축하하는 의식을 치르는 게 좋다. 신동민 푸른아우성 책임상담원은 “초경이나 몽정 등을 기점으로 의미를 부여해 축복해주면 자기 몸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고 사춘기 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명화 센터장은 “정성 어린 편지와 함께 선물을 전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시기에는 피임 교육도 필수다. 이전에는 순결 서약을 받 는 식으로 피임 교육을 대신했지만 이는 비현실적이다. ‘자신의 성관계에 대해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성관계를 미루는 것이 최선’이라고 가르치면서 ‘혹시나 성관계를 가질 경우에는 확실한 피임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해줘야 한다. 콘돔·경구용 피임약 등의 사용법에 대해 알려주고 성관계 때 반드시 필요한 ‘준비물’이라는 점을 인식시키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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