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이 달라졌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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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변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2011년 2월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PDF파일을 서비스하며 ‘독자친화적’인 모습을 과시해왔다. 그러나 28일부터 PDF 서비스를 중단하고 다운로드를 이미지파일로만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메인 화면 곳곳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사진을 대거 배치하던 관행도 바뀌었다. 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이 관영매체를 총괄관리하는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간 후 생긴 변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 9일 1면에 노동신문이 김 위원장의 조선전쟁(6ㆍ25) 사적지 현지지도를 갔다는 사진을 큼직하게 배치한 것과 관련해 남측 일부 언론에서 “김 위원장의 머리가 하얗게 셌다”며 “극도의 스트레스와 신장기능 이상이 있을 수 있다”고 보도한 것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후 정부 당국자들은 익명을 전제로 “머리가 센 것이 아니라 햇빛에 반사된 것”이라고 부인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을 ‘최고 존엄’으로 받드는 북한의 경우 이같은 남측 일부 언론의 보도에 민감하게 반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개편으로 PDF 파일을 검색할 수 없게 됨에 따라 고화질 사진 다운로드가 어려워진 탓에 정보 분석에도 다소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지 파일로 다운 받은 노동신문을 확대하면 화소가 떨어져 개편 이전 만큼의 정확성을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노동신문은 이번 개편을 통해 사진 대신 기사 제목을 정렬하고 기사검색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검색 화면에선 발행날짜와 제목ㆍ분류ㆍ주제ㆍ필자 등으로 조건을 세분화해서 기사 검색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분야별로 나누었던 기사 분류 역시 국내ㆍ국제로 단순화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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