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난 해결하는 ‘물 긷는 아내’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뉴스위크]

가뭄에 시달리는 인도에서 한 마을의 남자들은 식수를 길어 오기 위해 여러 명의 여자와 결혼한다. 인도 서부 마하슈트라주 뎅간말 마을의 주민은 식수를 우물 2개에 의존한다. 그러나 찌는 더위에 우물로 걸어가 한참 줄 서서 기다렸다가 물을 길어오려면 몇 시간이 걸린다. 해결책은? “물 긷는 아내”라고 여러 주민이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인도에선 일부다처제가 법으로 금지되지만 올해 인도가 또 다른 가뭄의 위협에 직면하면서 뎅간말 마을에선 ‘물 긷는 아내’가 대세다. 사카람 바가트(66)는 아내가 3명이다. 그중 2명은 마시고 음식을 조리하는데 필요한 물을 길어오기 위해 결혼했다.

인근 농장에서 품팔이를 하는 바가트는 지난 6월 4일 로이터 통신에 “물을 길어오는 사람이 필요한데 아내를 여럿 두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첫째 아내는 아이들 돌보기에 바쁘다. 둘째 아내가 몸이 아파 물을 길어오지 못하게 돼 셋째 아내를 들였다.” 바가트는 이 마을 여자들이 대부분 과부이거나 남편의 버림을 받아 ‘물 긷는 아내’가 기꺼이 되려 한다고 덧붙였다.

뎅간말은 극심한 식수난에 시달리는 마하라슈트라주의 여러 마을 중 하나다. 인도 정부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그 주의 마을 1만9000곳 이상이 식수난으로 심한 고통을 겪었다. 최근 물이 부족한 가운데 이상 고온 현상까지 겹쳐 많은 인도인이 탈수증이나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5월 말 인도의 여러 지방에서 기온이 43℃에 육박하면서 사망자가 1800명이 넘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