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때 이른 바꿔치기, 과감하긴 한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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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준결승 3국> ○·탕웨이싱 9단 ●·박정환 9단

제3보(25~35)= 25는 과감한 바꿔치기. 이 ‘빅딜(bin deal)’의 규모는 일단, 흑의 외형이 훨씬 커 보이는데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외곽봉쇄가 철통같긴 하지만 안쪽 공간이 넓어 백의 내부책동이나 외부활용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정환의 기습적인 결단에 탕웨이싱의 대응도 급해졌다. 사전에 예상을 했든 안 했든 바꿔치기는 결정됐으니 26으로 좌하귀 흑 일단을 제압할 수밖에 없는데 박정환은 아예 하변 27로 문단속까지 해둔다.

 27을 생략하면 ‘참고도’ 백1이 a와 b를 맞보는 선수가 돼 백의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일, 이 백 일단이 안에서 살게 되면 흑은 좌하귀를 그냥 버린 꼴이 되므로 단숨에 패색이 짙어질 것이다.

 탕웨이싱은 27이 놓였는데도 28로 숨통을 열어둔다. 아무래도 그냥 버릴 수는 없다는 뜻일까. 29와 교환된 뒤로 별 수단 없이 고사한다면 외부활용을 없앤 악수가 될 수도 있지만 어쨌든 ‘뒷맛’은 남겨놓겠다는 생각. 선악은 아직 모른다.

 우변을 가른 30부터 35까지는, 아마추어가 둔다 해도 이렇게 될 당연한 진행인데 선수를 뽑은 탕웨이싱의 다음 한수가 중요하다. 편안한 국면이라면 백A가 두터운 수인데 그때 좌상귀 흑B의 도전이 너무 돋보인다. 그러면?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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