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사고' 정찬헌 공백 드러난 LG, kt에 4-8 역전패

중앙일보

입력

 
투수 정찬헌(25)의 음주사고로 뒤숭숭한 프로야구 LG가 최하위 kt에 역전패했다.

LG는 23일 수원 kt전에서 4-0으로 앞선 7회 말 대거 7점을 내주며 역전을 당한 끝에 4-8로 졌다. 6회까지 3피안타·무실점으로 호투하다 7회 들어 갑자기 흔들린 선발 투수 소사(30)를 제 때 교체하지 못한 것이 대량 실점의 원인이 됐다. 소사는 7회 kt 선두 타자 블랙에게 중월 솔로포를 맞은 뒤 김상현-장성우-박경수에게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며 4-3으로 쫓겼다. 양상문 LG 감독은 소사를 그대로 밀어 붙였다. 그러나 소사는 이대형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고, 오정복에게 역전 스리런포를 맞으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LG는 주자가 3루를 밟은 4번의 찬스를 무산시키며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침묵하는 타선은 올 시즌 LG의 최대 고민이다. 지난 21일 서울 목동 넥센전에서도 LG는 8회 초까지 리드를 유지했지만, 추가점을 내지 못해 9회 말 넥센 박동원의 끝내기 스퀴즈번트로 역전패했다.

당시 패전투수가 된 정찬헌은 경기가 끝나고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리고 수습에 나섰지만, 23일 경기를 앞둔 LG 더그아웃 분위기는 무겁기만 했다. 양상문 감독은 취재진의 질문에 쓴웃음만 지어 보였다. 7~8회 위기 상황에서 등판하는 정찬헌의 공백은 경기에서 곧바로 드러났다.

LG는 지난달 3일 이후 9위에 머물러 있다. 시즌 초부터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고전했다. LG는 최근 코치진을 개편하고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를 영입하면서 3연승을 달리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그러나 끊이질 않는 악재 속에 이기지 못하고 다시 주저 앉았다.

kt는 이적생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21일 용덕한과의 1대 2 트레이드로 NC에서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오정복은 7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날리며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타격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NC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던 오정복은 1813일 만에 친 홈런 한 방으로 그간의 설움을 날렸다. 오정복과 함께 이적한 홍성용은 5회 구원 등판해 1과3분의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kt 마운드의 자랑 김재윤-장시환은 8, 9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를 지켰다.

수원=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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