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프 선수 조던 스피스 US오픈 우승

중앙일보

입력

미국 골프의 골든 보이 조던 스피스(22)가 메이저 2연승을 기록했다. 스피스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인근 채임버스 베이 골프장에서 끝난 US오픈 최종라운드에서 1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5언더파로 우승했다.

15번홀까지 스피스는 5언더파로 동반자인 브랜든 그레이스와 아슬아슬한 공동 선두를 이어갔다. 337야드로 짧은 내리막 16번홀. 그레이스의 티샷은 약간 오른쪽으로 날아갔다. 드로우샷을 쳤는데 공은 휘지 않고 똑바로 날아가 철망 너머 OB가 됐다. 스피스의 티샷도 약간 오른쪽이었지만 벙커쪽으로 구르다 멈췄다. 스피스가 버디를 잡고 그레이스가 더블보기가 되면서 3타 차로 벌어졌다.

파 3인 17번홀에서 스피스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날아갔다. 그레이스의 16번홀 티샷 보다 실수 각도가 컸다. 그러나 다행히 오른쪽은 OB가 아니라 러프지역이었다. 스피스는 2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으나 3퍼트를 하면더 더블 보기, 4언더파가 됐다.

앞조에서 경기한 루이 우스트이젠이 18번홀 버디를 잡으며 4언더파 공동 선두가 됐다. 스피스는 파 5인 18번 홀에서 2온에 성공했고 버디를 잡아 5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끝난 게 아니었다. 마지막 조에서 경기하던 더스틴 존슨은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4언더파로 복귀했다. 장타를 치는 존슨은 18번 홀에서도 대포같은 티샷을 쳤다. 247야드에서 5번 아이언으로 핀 3.6m에 붙였다.

그러나 이글 퍼트가 살짝 지나갔고 1m가 안되어 보이던 버디 퍼트도 왼쪽으로 스쳤다. 존슨의 3.6m 3퍼트로 스피스는 우승을 안게 됐다.

대회가 열린 체임버스 베이 골프장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연습라운드를 여러 번 해보지 않은 선수들은 우승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USGA의 경고는 페어웨이와 그린의 경사가 심하니 주의하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다르게 돌아갔다. 선수들은 그린에 불만이 많았다. 헨릭 스텐손은 “브로콜리 위에서 퍼트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가까운 거리에서도 벌벌 떨었다. 결과적으로 더스틴 존슨이 가장 큰 피해가자 됐다.

스피스는 올해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메이저 2연승을 기록, 그랜드슬램도 노릴 수 있게 됐다.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같은 해 우승한 것은 모두 7번 나왔다.

모두 화려한 선수들이다. 2002년 타이거 우즈가 마지막이다. 잭 니클라우스가 1972년에 해 봤고 아널드 파머도 1960년에 기록했다. 벤 호건은 1951년과 1953년에 두 번 했으며 그 이전 크레익 우드가 1941년에 기록했다.

스피스는 또 1922년 진 사라센 이후 최연소 메이저 2승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1923년 바비 존스 이후 US오픈 최연소 우승이기도 하다.

후반 9홀에서 6타를 줄인 루이 우스티이젠이 4언더파 공동 2위다. 우스트이젠은 1라운드 한때 9오버파까지 내려갔다가 2위로 올라왔다.
3라운드까지 4오버파로 처져 있던 로리 매킬로이는 최종라운드에서 일을 벌이나 싶었다.

12번 홀에서 1.5m, 13번홀에서 20m 버디를 잡으면서 6타를 줄였다. 이때 스코어는 2언더파로 선두권을 사정권에 뒀지만 14번홀에서 짧은 버디를 놓치고 15번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결국 최종라운드 4언더파 66타, 최종합계 이븐파 공동 9위로 경기를 마쳤다.

아담 스콧은 이날 가장 잘 쳤다. 6언더파 64타를 쳤다. 중간합계 3언더파로 공동 4위로 마감했다. 2라운드에서 현기증 때문에 쓰러졌으나 투혼을 보이며 최종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출발한 제이슨 데이는 잘 버텼지만 13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사실상 우승경쟁에서 탈락했다. 역시 이븐파로 경기를 마쳤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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