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와! 소젖이 나오네, 어! 돼지가 축구하네 … 신나는 농장 체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가족과 떠나요! 경기도 나들이’ 6월의 발걸음은 이천시로 향했다. 이천시는 전형적인 도농복합형 도시다. 복잡한 도시 풍경보다는 정감 넘치는 농촌 풍경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다. 이번 이천 여행의 주제를 농촌 체험 여행으로 잡은 이유다. 말을 알아듣는 돼지와 뒹굴기도 하고, 우유를 짜면서 젖소의 일생도 공부하는 여행이다. 이천은 옛날부터 쌀과 온천이 유명하다. 이천 쌀이 어떻게 재배되는지도 알아보고, 따뜻한 온천에서 피로도 풀었다.

우유도 짜고 아이스크림도 만들고 - 와우 목장

와우 목장을 찾은 한 가족이 송아지에게 우유를 주고 있다. 우유를 먼저 먹으려고 송아지들이 아우성이다.

약 30만㎡(9만여 평)이나 되는 와우 목장은 수목원 같은 목장이다. 위철연(72) 대표가 1972년부터 일군 목장인데, 지금은 아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와우 목장은 이름 앞에 ‘낙농체험 목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냥 젖소만 키우는 목장이 아니라, 젖소의 일생도 배우고 우유로 치즈·아이스크림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목장이다. 현재 젖소 300마리를 키우고 있다.

농장 체험 프로그램은 인솔 강사의 안내에 따라 진행된다. 먹이 주기, 젖 짜기, 송아지 우유 주기, 아이스크림과 스트링치즈 만들기 등 프로그램을 차례대로 체험한다.

젖 짜기 프로그램을 앞두고는 겁을 먹은 아이들이 울기도 하지만, 막상 젖을 만지고 나면 금세 친해진다. 송아지 우유 주기 체험에는 아이들과 송아지가 실랑이를 한다. 아이가 큼지막한 젖꼭지가 달린 우유통을 내밀면 송아지들이 먼저 먹으려고 달려든다. 송아지들이 젖꼭지를 물고 놓아주지 않아서 아이들이 힘에 부쳐 애를 먹기도 한다. 우는 아이도 있다.

아이스크림 만들기 체험도 반응이 좋다.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방식이 독특하다. 큰 그릇에 갈아놓은 얼음 600g, 소금 200g을 섞는다. 이어 작은 그릇에 우유 150g을 넣고, 큰 그릇 위에 걸쳐 놓는다. 10분쯤 작은 그릇의 우유를 저으면, 신기하게도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진다. 시중의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거의 똑같은 맛이 난다.

●여행정보=젖 짜기, 우유 주기, 아이스크림 만들기 등 와우 목장의 체험 프로그램은 패키지로 구성돼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4시간 동안 이어진다. 개별 프로그램은 없다. 점심은 사먹어야 한다. 미취학 어린이 2만2000원, 어린이·어른 2만5000원. wowdairy.com, 031-641-3366.

돼지가 말을 알아듣네 - 돼지보러오면돼지

‘돼지보러오면돼지’에는 신기하게도 조련사의 말을 알아듣는 돼지가 있다.

‘돼지보러오면돼지’. 이름만 보면 어떤 곳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곳이다. 쉽게 말하면 돼지와 관련된 각종 자료를 모아놓은 박물관이다. 그것도 전세계에서 독일(2007년)에 이어 두 번째(2011년)로 개장한 돼지박물관이다. 그냥 돼지 박물관이라고 하면 되지, 왜 ‘돼지보러오면돼지’로 지었을까. 이종영(51) 촌장은 “그냥 재미있어서”란다.

이름 만큼이나 재밌는 곳이 돼지보러오면돼지다. 충격적인(?) 사실이 있다. 여기의 돼지는 사람 말을 알아듣는다. 농담 같지만, 진짜다. 돼지의 지능은 사람으로 따지면 네 살 아이 정도 된다는 것이 이 촌장의 설명이다.

‘돼지 운동회’라는 제목의 공연에서 돼지가 축구와 볼링을 한다. 박스 안에 든 장난감을 넣고 빼기도 하고, 여행가방 안에 들어갔다가 나오기도 한다. 신기하게도 조련사의 명령에 맞춰 이 모든 것을 척척 해낸다. 손님을 향해 앞발을 구부려 ‘배꼽 인사’도 한다. ‘뽀뽀’라고 하면 조련사뿐 아니라 손님하고도 뒷발로 서서 뽀뽀를 한다. 징그럽기보다 귀엽다.

돼지 카페에서는 몸집이 30㎝밖에 안 되는 미니 돼지를 직접 안아볼 수 있다. 앙증맞고 귀엽고 뽀얀 돼지들이어서 한번 안아보고 싶어진다. 이 촌장은 “돼지가 더러운 것 같지만 좁은 공간에서 사육하다 보니 생긴 선입견”이라며 “멧돼지는 볼일 보는 곳과 자는 곳이 몇m씩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돼지 카페로 가는 길에는 세계 각국의 돼지와 관련된 조각품을 비롯해 그림·인형·잡지 등 13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독일·베트남·중국·싱가포르·뉴질랜드 등 19개국에서 수집했다는데, 모두 이 촌장이 여행 중에 사 모았다고 한다.

●여행정보=입장료 어린이 6000원, 어른 7000원. 돼지 공연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열린다. 야외에 펜션도 있다. 주말 10만원. pigpark.co.kr, 031-641-7540.

500여 종 야생화가 활짝 - 물댄 동산

물댄동산의 실내 야생화 농원,

물댄동산은 이종필(63) 대표가 4000㎡(약 1200평) 면적의 논을 15년 동안 야생화 농장으로 개조한 집념의 공간이다. 이 대표는 “철쭉꽃이 예뻐서 하나 둘 심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야생화 농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물댄동산은 실내에 야생화 농원이 조성돼 있고, 실외에는 논이 있다. 실내 농원에는 철쭉 분재 100여 종과 제라륨·로즈메리 등 허브, 야생화 등 500여 종이 있다. ‘꽃 심어가기’ ‘화전 만들기’ ‘꽃 물들이기’ 등 꽃과 관련된 체험 활동이 많지만, 최근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벼의 한살이’다. 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물댄동산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교육농장으로 선정된 것도 이 덕분이다.

이 대표는 제일 먼저 볍씨 고르는 방법을 알려준다. “적당한 농도의 소금물에 볍씨를 넣으면 가라앉는 것은 좋은 볍씨고 뜨는 것은 쭉정이입니다.”

모내기가 끝난 논에서는 우렁이 농법을 설명해준다. “국산 우렁이는 깨알 같은 새끼를 낳고, 수입 우렁이는 알을 낳아요. 이 우렁이가 자라면서 논에 있는 해충을 잡아먹지요.” 이어 벼의 구조를 보여주고 벼를 해부해서 관찰하기도 한다. 수확이 끝난 벼가 도정을 통해 쌀이 되는 과정도 보여준다.

●여행정보=입장료는 없다. 대신 체험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농원을 둘러볼 수 있다. 꽃 심어가기, 화전 만들기, 꽃 물들이기 등 체험 활동은 어른·어린이 각 6000원, 벼의 한살이 프로그램은 1만원이다. blog.naver.com/muldaen_gol, 031-643-8554.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 테르메덴

국내 최초의 독일식 온천 리조트 테르메덴의 실내 수 치료 시설

이천은 수도권의 유명 온천 여행지다. 이천 여행의 마지막을 온천욕으로 장식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절차다. 이천 시내에 크고 작은 온천 시설이 있는데, 이 중에서 테르메덴이 가장 유명하다. 테르메덴은 온천수를 이용한 가족 중심의 워터파크다. 테르메덴 온천은 나트륨이 다량 함유된 알칼리성 성분으로, 수온은 최고 42도다.

테르메덴은 국내 최초의 독일식 온천 리조트로 불린다. 독일 온천지역에서 개발한 수 치료 시설을 갖추고 있어서다. 물의 압력을 이용해 몸의 뭉친 부위를 풀어주는 넥 샤워, 제트 벤치, 하이드로 마사지 등 수 치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물줄기를 맞고 있으면 신체 부위가 자극을 받아서 신진대사가 촉진되고, 안마 효과도 있어 피로를 풀어준다. 야외에 설치된 레몬탕·녹차탕·허브탕 등 이벤트탕에 몸을 담그고 나오면 피부가 반들반들해진다. 닥터 피시도 있다. 닥터 피시는 사람 발의 피부 각질을 뜯어먹는다. 닥터 피시 욕조에 발을 담그면 새끼 손가락 크기의 물고기가 떼로 몰려들어 발을 간질인다. 특히 아토피 피부 환자에게 좋다고 한다.

●여행정보=입장료 주말 기준 어린이 2만7000원, 어른 3만4000원. 닥터 피시는 요금을 따로 내야 한다. 7세까지 3000원, 8세부터 5000원. termeden.com, 031-645-2000.

글=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