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스캔들로 발칵 뒤집힌 메이저리그

중앙일보

입력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사상 초유의 해킹스캔들이 나왔다. 라이벌 팀의 정보망을 해킹한 것.

16일(한국시간)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내부 통신망인 '그라운드 컨트롤'을 해킹한 혐의로 미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의 수사를 받고 있다.

'그라운드 컨트롤'에는 휴스턴 선수들의 프로필과 성적에 관한 각종 통계, 야구단 운영 전략 등에 관한 광범위한 정보가 담겨 있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7월 휴스턴은 6개월 동안 22개 구단과 트레이드를 논의한 문건이 유출되면서 큰 홍역을 치렀다. 유출 경로를 찾지 못해 FBI에 수사를 의뢰했다. FBI는 1년 여의 내사 끝에 세인트루이스 직원의 개인 컴퓨터가 해킹에 이용된 사실을 밝혀냈다.

뉴욕타임스는 세인트루이스에서 휴스턴으로 이직한 제프 러노 단장 때문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러노 단장은 지난 2003년부터 8년간 세인트루이스의 스카우트 및 육성 책임자로 일하면서 ‘레드버드’라는 내부 정보망을 만들어 구단 관리의 체계를 세운 인물이다.

휴스턴은 2011년 말 러노를 단장으로 스카우트했다. FBI는 러노에게 앙심을 품은 카디널스 직원들이 이번 해킹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18일 성명을 내고 “가능한 빨리 이 문제의 원인을 밝혀낼 것이다. 만약 구단 내부의 누군가가 이번 사건과 부적절하게 관여된 것이 밝혀지면, 이에 대한 해명을 해야 할 것”이라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추이를 지켜본다는 생각이다. 커미셔너 롭 맨프레드는 대변인을 통해 “휴스턴의 데이터베이스 유출 건에 대한 연방수사국의 수사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최대한의 협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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