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없는 사람 위한 신용점수 생긴다

미주중앙

입력

초기 이민자 등 크레딧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신용점수가 생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신용점수인 'FICO 스코어'를 산출하는 신용평가회사 '페어 아이삭(FICO.The Fair Isaac Corp.)'은 크레딧 제공업체들이 평가할 근거가 부족한 사람들의 신용도를 측정하는 데 쓰일 수 있는 새로운 신용점수 시스템을 올 연말까지 도입할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현재 신용점수 산출에 사용하는 FICO의 모델은 신청자가 최소한 하나 이상의 6개월 이상 된 크레딧 계좌를 갖고 있으며 최근 6개월 내에 업데이트 된 기록이 있어야만 점수가 산정된다.

따라서 오랜 기간 신용 거래를 한 적이 없는 사람이나 초기 이민자 등은 크레딧 점수가 없어 크레딧 카드를 만들기도 어렵고 리스 계약이나 자동차 구매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FICO가 새로 도입하는 신용점수는 전기요금 등 유틸리티 요금이나 케이블TV 요금 납부 기록, 전화요금 납부 기록, 주소 변경 빈도 등을 이용해 크레딧 기록이 거의 없는 사람들의 신용점수를 산출하게 된다.

새 신용점수의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미 10여 곳의 크레딧 카드 회사들이 새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ICO는 몇 년 전에도 '익스팬션 스코어(Expansion Score)'라는 이름의 유사한 신용점수를 도입한 적이 있다. 하지만 도입 직후 불어 닥친 금융위기의 후폭풍으로 대출업체들이 조금이라도 위험성이 있는 고객에게 크레딧 제공을 꺼린데다 이를 사용한 신용보고업체도 PRBC나 마이크로빌트 등 잘 알려지지 않은 곳들이어서 곧바로 무용지물이 됐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도입하는 신용점수는 이미 주요 신용보고회사 중 하나인 이퀴팩스(Equifax)가 사용하기로 했고 경제 상황도 호전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 신용점수에서는 기한 내에 납부한 고지서나 같은 주소에 장기간 거주하고 있는 사실 등은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반면 공과금 체납이나 잦은 주소 변경 등은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파산보호신청이나 압류.퇴거 당한 기록, 소송을 당한 기록 등도 당연히 점수가 나빠지는 요인이 된다. FICO 측은 새 신용점수가 도입되면 현재 약 5000만 명으로 추산되는 크레딧 부재자 가운데 1500만 명 가량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새 신용점수를 받게 될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기존 신용점수를 가진 사람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이들 가운데 약 3분의 1정도만이 신용대출 업체들로부터 '감수할만한 위험'으로 인정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이들 '감수할만한 위험' 고객 가운데도 절반 정도만이 약 2년 후에 700점 이상의 FICO 점수로 평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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