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손흥민’ 여기 있소 … 스페인 구단 부른 횡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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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손흥민은 강원도 춘천에서 축구 스타의 꿈을 키웠다. 춘천과 이웃한 횡성에서도 ‘제2의 손흥민’을 향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두 차례 K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이기근(50) 글로벌스포츠(구 횡성 FC) 총감독이 유럽 무대에 도전할 선수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글로벌스포츠는 오는 22일부터 닷새동안 횡성군 체육공원과 종합운동장에서 만 18세 이상 국내 선수들을 대상으로 스페인 프로축구 레벨 테스트를 실시한다. 스페인 3부리그 시우다드 헤타페의 훌리오 세자르 고메스(35) 구단주와 루벤 카뇨(29) 수석코치가 참가자들의 기량을 꼼꼼히 체크한 뒤 개인별로 6장짜리 평가보고서를 만든다. 시우다드 헤타페의 평가서는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마드리드 인근 10여 개 축구 클럽의 영입 자료로 활용된다. 레벨 테스트는 참가 인원을 회차별 30명으로 제한한다.

 시우다드 헤타페는 마드리드의 위성도시 헤타페를 연고로 하는 유·청소년 육성 특화 클럽이다. 지난 2013년에 창단한 성인팀은 3부리그지만, 산하 18세 이하 팀은 U-18 1부리그 강호다. 유소년팀 전체 인원은 800여 명이며, 레알 마드리드·아틀레티코 마드리드·라요 바예카노 등 인근 클럽들과 선수 협력 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 2008년 횡성 FC를 창단해 유·청소년 육성에 나선 이 감독이 대학생 선수들의 스페인 진출을 돕는 이유는 K리그 드래프트 폐지와 함께 좁아진 취업문을 넓혀주기 위해서다. 이 감독은 “일부 악덕업자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1000만원 이상을 들여 유럽으로 건너간 선수들이 제대로 된 테스트도 받지 못하고 떠돌다 귀국한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실력 있는 유망주들에게 해외 진출 기회를 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번 테스트에 통과하는 선수는 평가서 레벨에 따라 헤타페를 비롯한 스페인 클럽과 계약할 수 있다”면서 “유럽 진출의 꿈을 이루는 선수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로벌스포츠의 도전은 횡성군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현실이 됐다. 한규호(64) 횡성군수는 최근 야구장 4면과 축구장 1면을 갖춘 스포츠파크를 건설하는 등 횡성군을 ‘스포츠 메카’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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