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기록, 조 디마지오 56경기 연속안타보다 위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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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40·미국)는 고(故) 조 디마지오의 56경기 연속 안타보다 위대한 기록을 세웠다."

콜럼비아 대학 교수로 골프 및 스포츠 통계를 연구하는 마크 브로디는 17일 미국 골프닷컴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우즈의 기록은 142경기 연속 컷통과가 가장 유명하다. 깨지기 매우 어려운 기록이라고 골프계에서는 얘기한다.

리디아 고(18·캘러웨이)는 최근 53경기에서 기록이 끊겼다. 브로디는 우즈가 142경기 연속 컷통과보다 훨씬 더 어려운 기록을 세웠다고 봤다.

라운드별로 전체 선수의 평균 타수 보다 좋은 타수를 내는 것, 예를 들어 A선수가 69타를 쳤고 전체 평균이 70.8타라면 이 선수가 전체 평균을 이긴 것이다. 우즈는 89라운드 연속으로 필드 평균 보다 뛰어난 기록을 세웠는데 이 기록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이 기록에서 2위는 마크 오메라로 33라운드, 3위는 스튜어트 싱크의 32라운드다. 피터 제이콥슨이 30, 루크 도널드가 29라운드다. 우즈와 차이가 크다.

이 기록의 의미는 뛰어난 퍼포먼스를 일관적으로 낸다는 의미다. 브로디는 다른 스포츠에서 이와 비슷한 기록으로 아이스하키에서 나온 웨인 그레츠키의 51게임 연속 공격 포인트, 풋볼에서 나온 드류 브래스의 54경기 연속 터치다운 패스 성공, 테니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의 74매치 연속 승리 등을 언급했다.

그 중 가장 뛰어난 기록은 조 디마지오의 56경기 연속 안타로 꼽았다. 브로디는 타이거의 89라운드 연속 기록이 더 어렵다고 봤다.

골프에서 일관되고 뛰어난 퍼포먼스를 의미하는 기록으론 연속 언더파 기록, 연속 컷통과 기록이 있을 수 있다. 브로디는 연속 언더파 기록은 코스가 너무 쉬울 경우 뛰어남의 기준이 애매해지는 단점이 있다고 봤다.

PGA 투어에서 가장 긴 연속 언더파는 제프 슬루먼이 1996년 기록한 23라운드다. 대단한 기록은 아닐 수도 있다. 밀워키 오픈에서 슬루먼은 4라운드 내내 언더파를 쳤지만 34위에 불과했다.

그가 3라운드에서 기록한 70타는 기록상 언더파였지만 필드 평균에 비해 1.7타가 높아 실질적으로는 오버파였다. 23라운드 연속 언더파 기록을 세운 96년 슬루먼은 우승도 못했고 상금랭킹은 28위에 불과했다고 브로디는 평가절하했다.

브로디는 연속 컷통과 기록의 의미도 낮게 봤다. 1라운드에 아주 좋은 스코어를 내면 2라운드 나쁜 기록이 나와도 컷통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속으로 평균 타수 보다 좋은 타수를 내는 것은 우승보다 어렵다고 브로디는 봤다.

4라운드 중 한 라운드 정도는 스코어가 나빠도 우승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평균 스코어는 항상 일정하게 나오기 때문에 이 보다 떨어지지 않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이유라고 한다. 무너지는 일이 없이 아주 오랫동안 버텨야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즈는 1999년 말 WGC NEC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62타를 친 것을 시작으로 기록을 만들었다. 기록을 만든 1년 여 24개 대회에서 그는 6연승도 했고 메이저 3승 포함, 13승을 했다. 톱 10에 21번 들었고 1250만달러를 상금으로 받았다.

2000년 마지막 대회인 WGC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기록이 끊겼다. 그는 72타를 쳤는데 평균 타수는 71.6타였다. 우즈는 퍼트가 매우 안 된 날이었다고 했다. 브로디는 “만약 그의 퍼트 하나만 더 들어갔다면 기록은 112라운드까지 늘어났을 것”이라고 했다. 조 디마지오도 56게임 연속 안타가 끊어진 후 16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73경기가 될 뻔했다.

PGA 투어의 기록이 제대로 정리된 것은 1983년 이후이기 때문에 벤 호건이나 아널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등이 어느 정도 기록을 세웠는지는 모른다. 브로디 교수는 우즈의 89라운드 보다 훨씬 못할 것이며 앞으로도 어렵다고 봤다. 그는 또 조 디마지오의 56경기 연속 안타보다 통계적으로 나오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대신 디마지오의 경우 20경기를 넘었을 때부터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고 새로운 기록이 된 41경기부터는 전 미국의 관심 속에서 기록을 세웠기 때문에 압박감은 더욱 강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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